인간에게 좌절은 언제나 따라다니며, 우리 모두 한 번 또는 여러 번 주저앉곤 한다. 누군가는 청년기에, 누군가는 중년에, 누군가는 인생의 후반기에 좌절을 경험한다. 문제는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여기 저마다 가진 사연은 고유하지만, 다시 힘을 내어 재기를 이뤄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다만, 너무 사업에만 매진한 탓일까.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사업 재기자를 위한 힐링의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6월 22~23일과 23~24일 두 차례에 걸친 1박 2일 동안,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소기업·소상공인 사업 재기자 힐링캠프’가 진행됐다. 중기중앙회가 실패를 극복하고 재도전에 성공한 소기업·소상공인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올해 처음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1차 41명, 2차 45명 등 총 86명이 참가했으며, 가족경영인의 경우 가족도 동반 참가가 가능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정신 건강’과 ‘열정 회복’을 돕기 위한 자리
문수산 자락에 놓여 좋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 많은 소기업·소상공인이 모였다. 나이는 물론 살아온 길도 모두 다른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사업 실패의 아픔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오뚝이라는 점이다. 어렵게 다시 시작한 만큼 경영의욕 고취와 재충전 기회가 필요했던 이들은 사전 신청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대전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참석자는 “바쁜 주말이지만,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고 제 마음가짐에도 도움이 되는 유익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신청하게 됐다”며, “저와 비슷한 시련을 겪은 이들과 마음을 공유하고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 참석자는 “부부 또는 자녀 중 1인이 동반 가능하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사업을 하느라 아내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쉽지 않은데, 이번 기회에 아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며 힐링캠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캠프는 ‘왜 사업에 실패했는지’에 대한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짐하기 위해 개최됐다. 동시에 사업 실패로 인해 받았던 화, 분노 등 마음의 상처를 치유함으로써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열정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한수 중기중앙회 노란우산본부장은 “이번 힐링캠프는 칠전팔기 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소기업자와 소상공인을 격려하는 자리”라며,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이 서로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힐링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양한 강의와 체험으로 참여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다
힐링캠프는 CSMBA컨설팅 ‘박 진’ 대표, 소통전문가 ‘김대현’ 대표, 차이나린찐 ‘김학래’ 대표 등 저명한 인사들이 강사로 나서 사업 재기자들에게 재충전의 에너지를 북돋아주었다. ‘업의 의미와 가치 찾기’라는 주제로 강의한 박 진 대표는 버킷리스트 적어보기, 콜라주를 통해 직업 목표와 가치를 형상화하기, 힐링이 되는 테라피 소품 만들기 등 다양한 힐링 체험을 제공했다. 박 대표는 “다시 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인생을 진흙탕에 머물게 하는 잘못된 습관, 생각, 물건, 관계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며, “버린다는 것은 진흙탕에서 빠져나오는 것이기에 자신이 빠져있는 진흙탕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박 대표의 진심 어린 조언에 귀를 기울였고, 몇몇 참석자는 메모까지 하며 사소한 내용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일류기업으로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한 소통전문가 김대현 대표는 특유의 부드러운 말투로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KBS ‘아침마당’ 등 각종 TV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알려서인지 김 대표를 바라보는 참석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김 대표는 “사업의 실패와 재기로 인해 가족 간의 불통을 겪는 가족들이 많다”면서, “가정이 행복해야 일터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통전문가인 그는 “우리가 겪는 모든 문제는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는 기업의 특징을 나열하며 앞으로 어떻게 경영할 것이며,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소박하면서 따뜻한 쉼을 제공하다
아울러, 前 노란우산공제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했던 방송인이자 차이나린찐 김학래 대표가 등장하자 참석자들의 반가운 환호성이 터졌다. 김 대표는 ‘성공과 실패는 이유가 있다’라는 특강을 통해 창업 노하우를 전수했다. 아내이자 개그우먼 임미숙 씨와 함께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그는 월 매출 1억 5천만~2억 5천만 원을 거두는 성공한 사업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이 창업을 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겪은 어려움과 실패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쾌하게 설명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제가 한 이야기는 여러분들도 이미 다 아는 이야기예요. 다만 오늘 제 얘기를 듣고 저 같은 사람도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김 대표가 인사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는 강연 내내 “치밀하고 계획된 사업의 필요성과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명상 및 레크레이션, 친교활동 등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과 재충전을 위한 의미있고 다채로운 시간이 제공됐다. 특히, 미술 치료인 ‘젠탱글(Zentangle)’ 활동은 집중과 몰입 그리고 성취감까지 맛보게 하여 참석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캠프에 참석한 한 소상공인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열심히 일만 했는데, 힐링캠프를 통해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 역시 “실패와 재기의 경험을 공유하는 다른 참석자들과 만남이 의미가 깊었다”면서, “프로그램 후에도 참석자들과 만남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힐링캠프는 자연 속에서 소박하면서 따뜻한 쉼을 즐기며, 사업재기를 이룬 이에게 재정비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선사했다.
+ Mini interview 1 운영 소감
김한수 본부장 /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
“ 실패를 딛고 일어난 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사기를 충전해주고, 에너지를 충족시켜주고자 이번 힐링캠프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참가신청을 해주셔서 감사했고, 또한 참여해주신 분들이 준비된 프로그램에 만족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힐링캠프가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기에 앞으로의 계획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이번 캠프가 단발성이 아닌 정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보겠습니다. 더불어, 소기업·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와 관심 바랍니다. ”
+ Mini interview 2 강연 소감
박 진 대표이사 / CSMBA컨설팅
“ 혹시 ‘힐링’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이 단순히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을 떠올리실 텐데요. 물론 그것들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오늘 캠프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진정한 힐링은 ‘다음 도약을 위한 재정비의 시간’입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혹여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또한, 나와 비슷한 실패를 겪은 이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김대현 소통전문가 / 한국가정문화연구소
“ 일류기업의 출발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참석하신 소기업·소상공인분들이 소통하는 것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대요. 소통하는 방법을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소통은 그리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직원이나 종업원에게 먼저 다가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시거나, 주인의식을 바라기보다는 일에 만족할 수 있도록 격려와 칭찬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죠. 이번 힐링캠프를 계기로 직원과 종업원들에게 한 발자국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인 사장님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 Mini interview 3 참여 소감
윤창호 대표/ 듀라포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잘 될 때가 있으면, 어려울 때가 있지요. 20년 동안 무역회사를 이끌어온 저는 기쁜 일도 많았지만, 현재는 다소 어려운 상황에 닥쳐있습니다. 이 시기에 제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해보고 싶었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방법을 탐색해볼 기회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힐링캠프라는 좋은 기회가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참가하게 되었는데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과 이야기 나누며 공감을 할 수 있었고, 특색 있고 유익한 강의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어 가는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앞으로 노란우산공제가 제공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하고 싶네요”
글 김청미 사진 박남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