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共感

9,600원 면도날의 혁신!
현명한 소비가 세상을 바꿔요

와이즐리 김동욱 대표

9,600원 면도날의 혁신! <BR />현명한 소비가 세상을 바꿔요<BR />와이즐리 김동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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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돌을 맞은 신생브랜드가 불과 1년 만에 국내 면도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면도날 4개에 2만5천원 남짓. 비싸지만 당연하게 여긴 소비자들에게 ‘지금껏 속았다’고 고하며 발칙하게 등장한 이들은 젊은 스타트업 ‘와이즐리’다. 가격 거품은 빼고 품질은 높인 9,600원의 면도날(4개 세트).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불합리한 시장구조를 과감히 깨부순 와이즐리의 도전과 용기, 열정에 열렬히 화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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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의 혁명
남자들은 지금껏 속았다


면도날은 왜 이렇게 비싼 걸까? 와이즐리 김동욱 대표의 창업은 이 간결하고 당연한 물음에서 시작했다. 학생 시절의 불만 섞인 물음과 의심은 생활소비재유통업계에 근무하며 더욱 선명해졌다. 불합리한 시장구조와 가격구조를 구체적으로 목격한 것이다.

“ 시장구조와 가격구조를 찬찬히 뜯어보면 충격적입니다. 면도날의 원가는 판매가의 5% 이하에 불과해요. 나머지는 마케팅이나 유통비가 차지하지요. 영업이익율 20~30%를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 뒤에는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비싼 가격이 있는 거죠. ”

더욱이 면도날은 주기적으로 교환해야하는 소모품이다. 누군가에게는 생활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김동욱 대표는 직접 해결해보자는 의지가 확실해졌다. 사실 해법은 간단했다. 유명 모델이 면도날의 품질을 보장하지 않고, 꼭 대형 마트에서 면도기를 살 필요는 없는 법. 광고비와 유통비를 줄이는 구조만으로도 가격 거품을 줄일 수 있었다. 문제는 믿을 수 있는 품질의 면도날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번듯한 사무실 한 칸 없는 20대의 젊은이들이 이미 견고한 면도기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 품질이 뛰어난 면도날 생산 업체를 찾는 게 우선이었어요. 절삭력에 초점을 맞춰 프리미엄 제품에 주로 쓰이는 5중 날에 집중했지요. 고품질 면도날 생산 가능 업체는 세계에서 5곳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 중 흔쾌히 스타트업에 물건을 공급하겠다는 곳은 없었지요. 포기하지 않고 차별화된 면도기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는지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독일에서 100년 이상 면도날을 생산한 업체와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지요. 3년은 걸린 것 같아요.”

독일 제조사의 면도날은 뛰어난 절삭력과 내구성을 자랑할 뿐 아니라 글로벌 면도기 업체와 분쟁을 피할 수 있는 자체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최적의 파트너와 손잡은 김동욱 대표는 본격적으로 면도기 제조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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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 독일 면도날
9,600원으로 승부하다


면도기의 핵심인 면도날 납품은 해결되었지만 손잡이는 직접 제조할 수밖에 없었다. 단순해보이지만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구현하는 정밀한 제조가 관건이었다. 김동욱 대표는 다시금 발품을 팔아 국내의 모든 금형.사출업체를 만나봤다. 국내 업체는 자동차나 가전과 같은 대형 부품 중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이에게 길이 보이는 법, 해외 자동차기업의 정밀 부품을 담당하는 역량있는 업체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 제조업은 초기 투자가 많습니다. 금형을 만드는 데만 억 단위가 들어가니까요. 공동 창업을 한 셋이 그동안 벌었던 돈을 다 쏟아 부었지요.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어요. 이미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고 제작에 들어갔으니까요. ”

그렇게 100년 전통 독일산 최고급 면도날을 장착한 정직한 가격의 면도기가 탄생했다. 그런데 김동욱 대표가 자신한 수요예측은 예상을 한참 빗나가고 말았다. 2017년 6월부터 3개월간 ‘스퀘어셰이브’ 브랜드로 판매를 시작한 면도기는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2018년 1월 30일,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을 강조한 ‘와이즐리’라는 이름으로 본격 론칭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예상 재고의 20배를 뛰어넘는 주문 폭주로 석 달 치 재고가 2주 만에 동난 것이다. 수요 대응이 안 될 만큼 뜨거운 반응이었다. 가격 거품을 뺀 면도기를 얼마나 갈망했는지를 보여주는 폭발력이었고, 젊은 스타트업의 진심을 담은 광고가 지닌 파급력이기도 했다.

“TV나 잡지, 신문광고가 아닌 SNS 채널에 맞는 홍보영상을 만들었어요. 기존 면도기에 어떤 불합리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고, 이를 바탕으로 와이즐리가 어떤 면도기를 만들었는지를 27장짜리 카드뉴스로 담담하고 솔직하게 담았죠. ”

그 진심에 공감하고 응원하는 ‘좋아요’와 ‘댓글’이 쏟아졌고, 판매량이 폭주했으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리뷰가 이어졌다. 큰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입소문으로 면도기 시장을 뒤흔든 와이즐리. 지금까지 국내 포털에서 면도기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몰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구매력으로 연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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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빙젤 위해
화장실부터 벨기에까지


와이즐리는 지난 12월 신제품 쉐이빙젤을 출시했다. 이 역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진심을 다해 귀담아 들은 결과물이었다. 고압의 가연성 LPG 가스를 사용하는 기존 쉐이빙젤의 불편함을 찾고 요구사항을 듣기 위해 무려 2,000명의 소비자와 접촉했다. 이중 100여 명과는 직접 집을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수집했다. 화장실부터 꼼꼼히 관찰하면서 말이다.

“ 쉐이빙젤이 놓인 곳에는 여지없이 녹자국이 배인 것을 발견하고, 분사력, 폭발 위험성, 유해성분 등에 관한 불만과 우려를 귀담아 들었죠. 그 덕에 와이즐리의 쉐이빙젤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LPG 가스 대신 압축공기를 사용해 폭발 위험을 없애며, 천연성분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점점 분사력이 약해지는 단점도 보완해 마지막까지 일정한 압력이 유지되도록 했고, 겉에서 남은 양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디자인도 살렸죠. 이 모든 걸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 제조사를 뒤졌고 최종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로 에어로졸을 구현할 회사는 그곳 한 군데 밖에 없더라고요. ”

유럽 생산으로 물류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와이즐리 쉐이빙젤 150ml 가격은 4,500원, 그야말로 착한 가격이다. 와이즐리 쉐이빙젤은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페이지가 다운될 만큼 열광적 반응을 얻었고, 지금까지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김동욱 대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2019년도에는 면도기 시리즈를 완성할 예정으로 에프터쉐이빙젤을 새롭게 선보이고, 훨씬 더 진보한 면도날 신제품도 올해 안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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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시장구조
하나하나 바꿔가야죠


한 해에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뜨고 진다. 처음의 열정과 달리 현실에 벽에 부딪히고, 방향을 잃어 좌초하는 경우도 많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창업을 이룬 김동욱 대표 역시 아찔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고백한다.

“ 와이즐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 돈 벌고 싶은 것이 아닌 소비자에게 필요한 걸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면도기 개발 초기에 ‘예쁘고 멋진 걸 만들면 살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고객들의 요구를 잘못 읽은 것이죠. 아마 그 방향으로 갔다면 지금의 와이즐리는 없었을 거예요. 정답은 고객들의 경험에 이미 있더라고요. 무조건 고객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배송박스를 열면 보이는 내용물 순서도 고객 입장에서 고민하여 구성할 만큼 말이지요. ”

고객 불만과 요구사항이 가장 값진 아이디어 원천이라는 김동욱 대표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다. 덕분에 앞으로 와이즐 리가 가야할 길도 선명하다. 고품질 저비용 제품으로 가격 거품이 있는 시장을 거침없이 비집고 들어간다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 남성화장품의 제조 원가 역시 5~10%에 불과해요. 거품이 심하죠. 탈모샴푸는 일반샴푸보다 3~6배 정도 비쌉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성분을 원하는 요구가 커지는 만큼 가격도 너무 높아요. 와이즐리는 생활소비재 시장을 면밀히 관찰하며 불합리한 가격구조와 시장구조를 하나하나 바꿔가고 싶습니다. ”

물건 사는 방식이 바뀐 지 오래다. 마트에 가지 않고도 배송이 가능하다. 홍보 채널도 급변하는 중이다. TV, 신문, 잡지 대신 SNS 채널을 활용한 파급력이 강해지고 있다. 거대한 판이 바뀌는 시장 상황에서 과연 누가 환영받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활소비재 시장에서 불합리한 구조 바꾸는 밀레니얼을 위한 종합 소비재 회사로 커가고 싶습니다.” 김동욱 대표의 단단한 각오에 한 명의 소비자로서 뜨거운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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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즐리(주)
주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289번길 20,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 캠퍼스 2동 8층
홈페이지 | https://www.wiselysh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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