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共感

작고 고운 놀라움이 꽃피다

플라워카페 ‘소요하’ 이가빈 대표

작고 고운 놀라움이 꽃피다<BR />플라워카페 ‘소요하’ 이가빈 대표

소요하

평범한 공간, 익숙한 일상에 꽃이 더해지자 특별해지는 순간,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꽃의 마법이다. 곱디고운 꽃 안에 그보다 더 고운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조달청과 국립중앙도서관 샛길을 따라 2분정도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플라워카페 ‘소요하(小姚?)’. 이가빈 대표는 작고 고운 꽃들에 둘러싸여 깜짝 놀랄 즐거움과 행복 한 다발을 풍성하게 엮는 중이다.

화사하고 고운 꽃 덕분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입니다. 플라워카페 ‘소요하’는 어떤 가게인가요?

‘소요하(小姚?)’는 2018년 문을 연 플라워카페에요. 작을 소(小), 고울 요(姚), 놀랄 하(?), 작고 고운 것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속에 일어나는 고운 놀라움 두루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았지요. 그것이 꽃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막상 꽃집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꽃집의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도록 커피와 차를 파는 카페(테이크아웃)도 겸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사러 들어온 고객들이 자연스레 꽃을 둘러보고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한 전략이었죠.

소요하

소요하가 선보이는 꽃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어떤 마음으로 꽃을 다루는지도 궁금합니다.

이 꽃이 누군가에게 전달되는 순간을 상상하며 매 순간 설레고 즐거운 마음으로 꽃을 대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고객과의 충분한 소통이 기본이지요. 꽃을 준비하는 이유, 고객과 상대방의 성향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듣고 제안을 하지요. 개인적으로 선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볼륨감이 큰 장미, 작약, 수국도 예쁘지만 클레마티스, 스위트피, 헬레보러스, 프리틸라리아, 스카비오사와 같이 가늘지만 선이 고운 꽃들로 공간을 채워가는 매력이 있답니다. 작고 가는 꽃들이 첫 눈에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집에 가서 꽃병에 꽂아두고 여유 있게 지켜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들어올 거예요. 말 그대로 작고 고운 놀라움을 서서히 알아가는 것이죠.

소요하

주요 고객은 어떻게 되나요? 기억에 남는 고객도 소개해주세요.

소요하 가까이에 국립중앙도서관과 조달청, 서울성모병원, 대한민국예술원 그리고 서래마을이 있어요. 2018년 국립중앙도서관 내 실내 조경을 담당했는데 좋은 인연이 되어 주변 기관들의 행사에 쓰이는 꽃을 지속적으로 주문받고 있고, 국립중앙도서관과 조달청 직원을 위한 힐링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어요. 서래마을 레스토랑도 단골 고객이고요. 지나다가 보시고 개인적으로 주문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지요. 한번은 대전의 부모님께 꽃바구니 배달을 의뢰하신 고객이 있었어요. 배달비가 만만치 않아 대전의 꽃집을 권했지만 꼭 소요하에서 주문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 후 결혼식을 앞두고 예비신부와 함께 찾아와 부케를 별도로 주문해 주셨답니다. 그 고마움에 직접 식장을 찾아 전해드렸지요.

소요하

매일 꽃을 접하는 플로리스트로서 느끼는 꽃이 가진 힘과 매력은 무엇일까요.

꽃은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가장 은유적인 도구가 아닐까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너 오늘 예쁘다’ ‘널 참 많이 좋아해’ ‘어젠 많이 고마웠어’라고 직접 말하기 쑥스러울 때 꽃 한 송이를 곱게 준비해 선물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잖아요. 그게 꽃의 힘이자 매력이지요. 그 선 위에 있다는 게 플로리스트의 매력이자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하고요.

5월에 어울리는 꽃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향이 고운 스위트피가 먼저 떠오르네요. 이름 그대로 스위트한 향이 나서 꽃아 두면 향수가 아니냐고 할 만큼 기분이 좋아집니다. 여리여리한 선 또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니 봄날에 꼭 한번 만나보세요.

소요하

앞으로 소요하를 어떤 모습으로 키워가고 싶은가요?

‘소요하’라는 이름처럼 우리 일상에 스며드는 작지만 고운 것들이 모인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요. 플라워카페로 시작했지만 문구류, 소품류 등 차근차근 다른 아이템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플로리스트로서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에요. 좀더 정교하게 저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 전통 매듭을 배우는 중이고, 향후 천연염색을 배워 차별화된 포장재도 선보이고 싶어요. 작은 꽃들이 한 송이 한 송이 모여 풍성한 다발이 되잖아요. 소소한 일상에 기분 좋은 놀라움을 선사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다채롭게 준비해나가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소요하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39길 42 1층
02-6407-7654
blog.naver.com/soyohaflower
www.soyoha.com

글. 강현숙 | 사진. 유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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