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몸 - 박노해 - 비어가는 들녘이 보이는 가을 언덕에 홀로 앉아 빈 몸에 맑은 볕 받는다 이 몸 안에 무엇이 익어 가느라 이리 아픈가 이 몸 안에 무엇이 비워 가느라 이리 쓸쓸한가 이 몸 안에 무엇이 태어나느라 이리 몸부림인가 가을 나무들은 제 몸을 열어 지상의 식구들에게 열매를 떨구고 억새 바람은 가자 가자 여윈 어깨를 떠미는데 가을이 물들어서 빛바래 가는 이 몸에 무슨 빛 하나 깨어나느라 이리 아픈가 이리 슬픈가 시선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느린걸음, 2010 ) 19 문학공감' 다른 기사 보기 Vol. 11 문학공감 토닥토닥- 김재진 Vol. 10 문학공감 겨울 사랑 - 박노해 Vol. 09 문학공감 방문객-정현종 Vol. 08 문학공감 바닷가 우체국-안도현 Vol. 06 문학공감 멀리서 빈다 Vol. 05 문학공감 사랑의 물리학-김인육 Vol. 04 문학공감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 이해인 - Vol. 03 문학공감 특별한 일- 이규리 Vol. 02 문학공감 농담 - 이문재 Vol. 01 문학공감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창간호 문학공감 언젠가는 - 시인 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