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共感

버츄얼라이브 ‘헤어핏(HAIRFIT)’

이재열 대표

버츄얼라이브 헤어핏 이재열 대표

요즘 브라운관이나 일상에서 인생맛집, 인생템, 인생메이크업 등 단어 앞에 ‘인생’을 붙인 신조어를 흔히 보고 들을 수 있다. 감동을 받거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때, 아니면 그 반대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 일을 겪었을 때 인생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일컫는 ‘인생헤어’라는 용어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헤어뷰티 서비스인 ‘헤어핏’은 몇 달을 고민하며 찾던 인생헤어를 시행착오 없이 몇 번의 터치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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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3D 기술을 적용해 커트와 염색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 체험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찍은 셀카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적용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내게 맞는 제품과 스타일도 추천해주고, 헤어숍과 헤어디자이너까지 연결해준다. 다른 유사한 서비스들과 비교해 월등히 우수한 기능을 자랑하는 헤어핏은 수많은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를 만든 버츄어라이브 이재열 대표를 만나 헤어핏이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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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년여 만에 65만 유저를 확보한 헤어핏

지난해 6월 이재열 대표가 이끄는 버츄어라이브는 헤어스타일 가상체험에 기반을 둔 뷰티서비스 ‘헤어핏’을 세상에 내놓았다. 현재 출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65만이라는 유저 수에 도달한 헤어핏은 헤어스타일에 고민을 가진 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고 다운받아봤을 정도로 인기 높은 헤어뷰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뷰티 강대국답게 뷰티와 관련된 서비스가 넘치도록 많지만, 머리 모양에 대한 지대한 관심에 비해 헤어스타일 콘텐츠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헤어핏의 성공을 어느 정도는 가늠했다”는 이재열 대표는 ”다만 이렇게나 빠른 성장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K-Champ Lap 3기에 선발되어 국내외 각종 전시 참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을 받은 것. 센터의 지원에 힘입어 줄곧 뷰티 카테고리 인기순위 상위권을 유지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10월에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되는 등 가상 체험 기반 헤어뷰티 플랫폼으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재열 대표는 “기대하고 방문한 맛집이 맛없다면 다시 찾지 않으면 되고, 색다른 색조 메이크업에 실패하면 지우고 다시 하면 그만이지만 고민하다 자른 머리카락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며, “그런 리스크 때문에 헤어핏 출시 후 많은 이용자가 ‘왜 이런 서비스가 이제야 나왔나’라며 호응해준 것 같다”며 소감을 짧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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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에 특화된 우수한 가상체험 기술

헤어를 합성해보는 유사한 서비스는 기존에도 있었고, 지금도 출시되고 있다. 이미지에 이미지를 덧씌우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서비스들은 종이인형처럼 마치 머리 모양을 오려 붙인 듯 부자연스럽게 구현된다. 큰 틀에서 어울림을 살피는데 쓸 수는 있어도 내게 적절한 스타일인지 판단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헤어핏은 이용자 얼굴의 특징을 반영해 헤어스타일 크기 및 위치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력으로 자연스러운 합성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외국인들의 헤어스타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들의 헤어스타일 콘텐츠를 확보해 한국인들에게 자연스럽고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제공하여 이용자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이재열 대표는 “헤어핏은 단순히 얼굴사진에 헤어를 갖다 붙이는 기술이 아닌 이용자의 얼굴을 정밀분석하여 헤어스타일을 씌우고 맞춰주는 기술”이라며 헤어핏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 대표는 가상 시뮬레이션의 실재감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한 기술을 특허 출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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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다양한 연계 서비스

헤어핏은 사진을 찍고 헤어스타일을 합성해보는 가상체험에서 끝나지 않는다. 합성한 사진을 SNS와 친구들에게 공유해 의견을 받을 수 있다. 실제 헤어핏을 이용한 유저 4명 중 1명이 SNS에 공유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높은 공유 비율은 헤어핏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지표다. 또한, 최신 헤어스타일 트렌드와 인기 연예인의 새로운 헤어스타일, 유행하는 염색컬러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 정보를 매거진 형식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재미와 공유, 정보제공에서 멈추지 않고 몸소 체험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선택한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줄 헤어숍과 헤어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정보만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들과 다르게 한 발자국 나아가 피부에 닿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헤어스타일마다 다른 헤어디자이너를 추천하는 서비스는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이 대표의 생각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일을 처리하는 방법에 차이가 나듯 헤어디자이너가 머리를 만지는 것도 다 다르다”며, “같은 헤어라도 디자이너마다 구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가 고객의 만족도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늘 이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그의 노력으로 헤어핏은 빠른 시간 안에 주목할 만한 성공을 이룬 것이다.

현재 이 대표는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꼭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 큐레이션 기능도 개발 중이다.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으로 이용자들의 사용 형태, 소비 기록 등을 분석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헤어 콘텐츠를 선별해 주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늘 겸손한 자세로 서비스 개선과 발전을 위해 힘쓰는 이재열 대표는 한시도 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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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20여 년간 활동한 모바일 서비스 전문가

이재열 대표는 버츄얼라이브 설립 전 국내외 모바일 업계에서 20여 년이나 활동한 모바일 서비스 전문가다. 삼성전자에서 6년간의 직장생활을 했으며, 2006년부터 2016년까지는 일본기업 아크로디아(Acrodea)의 창립멤버로 합류해 한국법인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많은 실무 경험을 다진 그는 모바일 환경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본 전문성을 살려 ‘버츄어라이브’를 설립한다. 남들이 선망하는 자리를 내려놓고, 스타트업 창업을 택한 것이다. 사업가인 아버지의 영향이 컸는지, 이 대표의 마음 한편에는 항상 ‘내 사업’에 대한 꿈이 있었다. “사회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개인적 관심사의 결합을 이뤄내고 싶었다”는 그는 “더불어 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게임이나 오락 분야에 많이 활용되는 증강현실(AR) 기술을 보다 유용한 분야에 적용하는 데 고심했다. 여러 방면을 검토한 결과 ‘아직도 한국 뷰티업계는 잠재된 가능성이 많은 시장’이라 판단했고, AR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헤어분야에 대한 확신으로 헤어핏을 개발했다. 예상보다 크고 빠른 이용자들의 호응이 이끌었지만, 늘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스타트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인재를 모시기 까다롭기 때문에 초반에 같이 시작했던 분들의 자리를 충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닥치자 앞길이 막막했다”는 이 대표는 “인력의 확보는 여전히 어렵지만, 이용자들의 댓글이나 SNS 후기를 읽으면 ‘내가 진짜 필요한 서비스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하고 힘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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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한 스타트업

소위 스타트업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한 번의 경험 정도로만 여기고 가볍게 시작해보려는 사람도 있다. 스타트업이라 하면 기존 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가 떠오르는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하면 없던 아이디어도 솟구칠 것 같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회사에 이직을 하려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도 달콤한 복지를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저 외부에서 보는 겉모습일 뿐. 스타트업들의 복지는 그만큼 막중한 업무와 책임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와 보상인 것이다. 이재열 대표는 스타트업에 다소 쉽게 도전하려는 이에게 “스타트업의 대표가 되어보니 A부터 Z까지 모두 스스로 결정해야 하니 어깨가 무겁다”며,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해도 신중해야 하며 냉정한 판단 후에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 적은 구성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만큼 직원 개개인이 맡은 업무에 대한 무게가 큰 것도 사실”이라며 스타트업의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이 대표는 스타트업을 장거리 마라톤에 빗대며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보다는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며 순차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헤어핏을 운영하며 ‘단계에 맞는 인력이 있고, 단계에 맞는 전략이 있다’고 깨달은 그는 “욕심 부리지 않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면 문제가 생길 확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덧붙여 “사람들은 항상 실패에 대비하거나 실패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성공에는 대처하지 못한다”며 “성공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예상치 못하게 다가올지도 모르니 성공을 대처하는 능력 또한 미리 준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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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No.1 헤어뷰티 플랫폼을 꿈꾸며

세계가 주목하는 가상현실 기술은 다양한 체험을 미리 해볼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대표는 “가상현실 기술이 앞으로 뷰티 관련 산업에 가장 빠르고 가까이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가상현실과 함께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뷰티시장에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헤어핏도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현실감을 높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팝과 K드라마로 대표되던 ‘한류’가 이제는 K뷰티 열풍으로 확산됐다. 이에 발맞춰 이 대표는 “아시아를 타깃으로 ‘헤어 한류’를 이루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버츄어라이브는 아시아 No.1 헤어뷰티 플랫폼이 되기 위한 초석으로 국내 서비스 확대 전개 및 동남아시아 중심의 해외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헤어핏은 싱가포르 헤어숍들과 협업이 성사되어 본격적인 첫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의 유명한 헤어디자이너들이 실제로 헤어숍에서 서비스하는 600여 개의 한국 헤어스타일을 싱가포르는 물론 아시아 전역의 이용자들이 모두 체험하도록 힘쓸 것”이라며, “한국의 헤어스타일이 ‘K뷰티’처럼 전 세계에 전파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헤어핏 외에도 AR 기반 가상 체험 서비스를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조해나갈 버츄어라이브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글 김청미 / 사진 방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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