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캐리’시대
캐리소프트 권원숙 대표

인터뷰 공감共感

지금은 ‘캐리’시대 <BR />캐리소프트 권원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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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와 부모라면 ‘캐리’의 존재를 모르는 이가 없다. 영상 속 캐리가 장난감을 소개하며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노는 방법,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방법 등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여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뽀통령에 이어 ‘캐통령’ 시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캐리를 탄생시킨 ‘캐리소프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키즈 콘텐츠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현재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까지 진출해 아시아를 무대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캐리소프트를 이끌고 있는 ‘권원숙 대표’를 만나 성공의 비결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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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8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캐리TV’

2014년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란 유튜브 채널로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 발을 들인 캐리소프트. 설립 4년 만에 전 세계 약 800만 구독자를 보유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IPTV시청 가구수 및 OTT사업자까지 더하면 어마어마한 구독자 수에 달한다. 이를 발판으로 라이선싱 사업과 함께 공연, MD, 키즈카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캐리소프트가 만든 창작 캐릭터인 ‘캐리’, ‘엘리’, ‘캐빈’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캐릭터로 성장했고, 이들 캐릭터를 적용해 만든 완구와 문구 제품, 의류와 식음료, 생활용품은 150여 종이 넘어섰다. 창업초기 3명이었던 직원은 어느덧 100여 명이 훌쩍 늘었고, 매출액은 2017년 12월 기준 63억을 돌파했다. 현재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지난 해 열린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로 캐릭터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국내 캐릭터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캐리소프트를 이끄는 권원숙 대표는 “키즈 콘텐츠 기업으로서 단순히 영상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이를 캐릭터화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며 많은 고생을 겼었지만, 그만큼 기쁘고 뿌듯하다”며 지금껏 함께 달려온 파트너 기업들과 임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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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준비 이루어낸 TV시장 진출

캐리소프트는 설립초기부터 모든 영상을 고품질로 제작해 다른 모바일영상 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고품질 영상과 저품질 영상의 화질은 모바일 환경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캐리소프트가 FHD(Full HD, 1920x1280)로 영상을 제작한 것은 TV시장 진출을 미리 염두에 둔 권 대표의 혜안 때문이다. 이 밖에도 사내 네트워크를 기가비트 이더넷으로 구성하고 대용량의 파일서버를 여러 대 설치해 촬영 소스, 클린본과 마스터본, CG와 BGM 소스, 프리뷰 이미지 등을 체계적으로 간수했다. 게다가 COPE(크리에이트 원스, 퍼블리싱 에브리웨어)라는 제작라인을 만들고 영상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이 결과 캐리소프트는 진입장벽이 높은 VOD 시장에 빠르고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KT 올레TV를 시작으로 올해 5월에는 SK Btv에 ‘캐리TV’ 채널을 각각 신설하면서 TV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을 이뤄냈다. 이로 인해 캐리소프트는 어린이 방송국이면서 캐릭터 회사를 운영하는 전문적인 키즈 콘텐츠 회사로 한 단계 거듭나게 되었다. 권 대표는 “모바일에서 TV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 분야를 지속적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브랜드와 캐릭터의 가치를 살려서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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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강화와 캐릭터 사업의 다각화

캐리소프트는 크리에이터가 주축인 MCN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권 대표는 “크리에이터에 따라 좌우되는 게 아니라 세대를 넘어서도 유효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 고민의 답은 캐릭터였다”고 말한다. 크리에이터 중심이라면 출연자가 바뀌는 순간 채널의 정체성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캐리소프트는 자신들만의 캐릭터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창작뮤지컬, 창작동요, 키즈카페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실제로 캐리소프트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수익을 라이선스 등 캐릭터 비즈니스로 창출하고 있다.

권 대표는 “과거엔 우리 회사를 단순히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채널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쉬운 적이 많았지만, 오프라인 사업으로 인해 지금은 전문적인 키즈 콘텐츠 회사로 인식하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가진 캐릭터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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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지조

창업을 시작하는 누구나 그러하듯 권원숙 대표도 창업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채널을 개설하고 6개월가량 영상을 소개했을 때 구독자 수가 1만 명에 불과했고, 초기 매출액은 고작 17만원이었다. 아파트 담보 대출을 받아 사업 자금을 충당할 정도로 힘겨운 나날이 이어졌다. 당시 협찬의 유혹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는 “초기에 시험 삼아 협찬을 시도했더니 구독자들이 금방 알아챘다”며 “제품을 공급받았으니 상표도 드러내야 하고, 회사 소개도 넣다 보니 콘텐츠의 품질 자체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캐리소프트는 영상에 방해가 되는 협찬을 받지 않았다. 회사가 장난감을 직접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콘텐츠다운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권 대표는 오늘날 캐리소프트가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라는 기조를 흔들림 없이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편, 권원숙 대표 곁엔 늘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바로 남편이자 함께 캐리소프트를 이끌어가는 박창신 대표다. 기자 출신인 박 대표는 미디어산업에 관한 폭넓은 지식으로 회사 내부 살림을 챙기며 권 대표를 도왔다. 점점 전문화, 세분화되는 비즈니스 현실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파트너십으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권 대표는 “남편이 있었기에 심리적 두려움과 현실적 부족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었다”며 “부부 동업자는 다른 공동창업자들과 달리 일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극대화되는 것이 장점”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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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이 행복해야 어린이가 행복하다

‘어린이를 행복하게’(Make Kids Happy)는 캐리소프트의 모토다. 권원숙 대표는 어린이를 즐겁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규직 채용’을 제1의 노무원칙으로 삼고 있다. 영상 프로덕션 분야 특성상 프로젝트 단위로 조직이 만들어졌다가 해산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려면 고용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고 직업에 대한 안정성을 100%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누구보다 강하다. 이에 따라 캐리소프트는 본인 희망에 따라 시간제 단기근로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임직원 전원이 정규직의 콘텐츠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캐리소프트는 평균 20대 초중반 정도의 비교적 어린 연령으로 구성돼있다.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 전에 취업한 직원들도 많다. 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들이다. 권 대표는 직원이 학벌 상관없이 능력을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대표는 “나이가 어린 직원들이 경험과 실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패기와 착한 마음을 더 높이 샀다”며 “이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글로벌 키즈 영상제작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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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아이템보단 ‘경영역량’과 ‘조직운영능력’이 중요

창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더구나 나이 들어 창업한다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마흔 다섯에 캐리소프트를 설립한 권 대표에게 나이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껏 쌓아온 인생 경험이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줬다고 증언한다. 그는 “창업 성공을 위해선 전반적인 기업운영에 대한 경험과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성공의 요건이 탁월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재무회계와 노무 등 경영의 다양한 경험과 사업 수행에 필요한 적지 않은 자본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경영역량과 조직운영능력을 갖춘 40-50대가 오히려 창업을 시작하기 적합한 나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권 대표는 “취업이 아닌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라”는 조언과 함께 “목표와 중심을 단단히 잡고 나아간다면 분명히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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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히 현지화된 콘텐츠로 중국을 사로잡다

현재 중국시장에 진출한 캐리소프트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권 대표는 ‘한국육아’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완벽히 ‘현지화’된 콘텐츠를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한류 콘텐츠라는 강점을 등에 업고 판권 판매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2017년 1월 중국 법인을 만들어 상해에 사무실을 설립하고, 캐리의 이름을 ‘갈리(?利)’로 바꾸어 중국문화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했다. 이에 사드 문제로 경색된 한·중 관계에도 흔들림 없이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중국인이 제작하고 중국인이 배포하는 과정을 통해 중국에 납세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그래서인지 동영상만 보면 한국이 모기업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현지화되어 있어요. 지금까지 중국에선 캐리가 한국 콘텐츠이거나 외국에서 들어온 캐릭터라는 인식이 전혀 없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중국에서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료 VOD, 뮤지컬 등 콘텐츠 사업 확대 전략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캐리소프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및 러시아 채널도 운영하며 아시아를 무대로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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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픽사를 목표로 나아가다

캐리소프트는 국내 캐릭터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이룬 성과로 만족하기에는 전 세계 시장은 여전히 크고, 헤쳐나갈 도전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권 대표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그리고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아시아 시장에서 ‘캐리’의 이름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시아 캐릭터도 이만큼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캐릭터 ‘엘사’처럼 남녀노소, 국가와 지역, 종교와 피부색을 불문하고 어른과 어린이에게 두루 사랑받는 콘텐츠와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며 “향후에는 디즈니와 같이 향후 100년 이상 가는 영속적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최고를 넘어 아시아 그리고 세계를 아우르고자 하는 권원숙 대표의 꿈이 실현되기를 응원한다.

글 김청미 / 사진 조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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