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노출이 적은 손·발바닥, 손·발톱에서 발생하는 악성 흑색종
우리 몸의 안과 밖의 경계인 피부는 바깥쪽의 얇은 표피와 혈관, 땀샘, 신경 말단 등이 있는 두꺼운 진피, 그리고 가장 안쪽 피하지방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부계에 발생하는 암을 피부암이라하며 편평세포암, 기저세포함, 흑색종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크게 악성 흑색종과 흑색종 외 피부암으로 구분하며 악성 흑색종의 경우 다른 부위의 전이 확률이 높아 사망률이 높다.
악성 흑색종은 주로 피부의 표피 기저층에 산재해 있는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한다. 멜라닌세포는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세포의 유전자 변이를 막는 방어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암이 발생할 수 있다. 편평세포암, 기저세포암은 햇빛 노출이 많은 얼굴이나, 손등, 두피에 자주 발생하는 반면 흑색종은 전신에 걸쳐 발생한다. 악성 흑생종은 악성 흑자흑색종, 표재 확산 흑색종, 선단 흑자성 흑색종, 결절성 흑색종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악성 흑색종은 선단 흑자성 흑색종으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 선단 흑색종(손발톱하 흑색종 포함)은 점 형태로 손바닥에서 발생하거나, 검은 줄무늬 형태로 손발톱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발생한다.
흑색종은 가려움이나 통증과 같은 자각 증상이 없다. 따라서 기존에 있었던 모반의 크기가 변하거나, 새로 모반이 생기면 자가 진단을 해야 한다. 모반의 크기가 6mm 이상(손톱줄의 경우 3mm 이상)으로 다양한 색을 띠고, 모반의 형태가 비대칭적이고 경계가 불규칙적이며 크기나 표면의 변화가 있다면 흑색종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차적으로 가까운 병원을 찾아 더모스코피 검사를 통해 피부 병변을 평가한 후 필요하다면 반드시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악성 흑색종은 종양의 두께와 조직 침범 정도를 기준으로 구분하는데 발생 초기부터 다른 장기로 전이가 가능한 악성도가 높은 종양으로 조기진단과 수술적 완전 절제가 근본적인 치료다. 모즈 미세도식 수술은 피부암을 기준으로 최소한의 경계를 두고 피부암을 제거한다. 의심되는 조직을 단계별로 잘라 모즈맵을 작성하고, 현미경으로 조직의 경계부에서 암세포가 관찰되지 않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더 이상 피부암이 발견되지 않으면 인접 피부를 이용하여 결손된 부위를 꿰매준다. 따라서 광역 절제술에 비해 미용적으로 민감한 얼굴 등 노출 부위와 기능적으로 중요한 손·발톱 등에서 최소한의 절제로 기능과 미용적 결과가 좋게 정상조직을 더 보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전신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및 면역항암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으나 완치될 확률이 낮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여 초기에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며 특히 악성흑색종의 경우 초기에 제거해야 완치가 가능하기에 조기 발견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피부암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피부를 강한 햇빛에 반복 노출하는 것과 과도하게 노출시키면 피부에 자외선으로 인한 세포 손상이 많아져 피부암의 발생 가능성이 비례적으로 증가한다. 최근 피부암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고령화로 인해 어릴 때부터 축적된 자외선의 영향으로 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악성 흑색종의 경우도 전체 환자의 약 86% 정도가 50세 이상이다. 지금부터라도 피부가 안전한단 생각에서 벗어나 자외선으로부터 우리 피부를 지키고 몸에 있는 모반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전신 피부 구석구석을 잘 살펴 유병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제공: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김일환 교수
· 전문분야 : 피부암, 레이저, 백반증, 액취증, 아토피, 피부미용, 모발, 탈모, 화농성 한선염, 조갑질환
· 담당클리닉 : 레이저(미용, 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