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1

군산 흰찰쌀보리로
건강을 구워내죠

군산 빵굽는오남매 동유홍 대표

군산을 여행지로 삼았다면 빵집투어만으로도 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아성을 물리친 개성 가득한 동네빵집이 군산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군산 명산시장 입구를 지키고 있는 ‘빵굽는오남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빵지순례 맛집으로 꼽힌다. 밀가루 대신 군산 특산물인 흰찰쌀보리를 주재료로 한 구수하면서도 담백하고 쫀득한 찰보리빵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 빵지순례, 빵굽는오남매는 필수

군산은 흰찰쌀보리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할 만큼 흰찰쌀보리에 자부심을 지닌다. 이 질 좋은 군산찰쌀보리쌀을 다양하게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군산시농업기술센터의 고심은 동네빵집과의 협력으로 이어졌다. 군산 찰보리를 활용한 동네빵집의 메뉴 개발을 이끈 것이다. 빵굽는오남매는 그중에서도 우수업체로 선정되어 군산 흰찰쌀보리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한 빵집으로 통한다.

제과제빵 업계에 발을 들인지 어느덧 42년, 빵 굽는 아침이 일상인 동유홍 대표는 군산 찰보리를 만나 제빵 인생 2막을 열었다. 더 맛있고, 더 건강한 빵은 없을까? 동유홍 대표는 흰찰쌀보리와 함께 행복하게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흰찰쌀보리빵, 맛과 건강을 다 잡다

40년이 넘는 제과제빵 경력을 지니고 계십니다. 어떻게 발을 디뎌 군산에 터를 잡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조각케이크 하나가 저를 이 길로 이끌었습니다. 21살, 군대 가기 전에 명동에 있는 제과점을 처음 방문했는데요. 그때 먹은 조각케이크가 그야말로 환상적으로 맛있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면 꼭 제과제빵을 배워야지 결심한 순간이었죠. 그리고 스물다섯이던 1981년, 광주로 내려와 ‘거북당’이라는 빵집을 처음 열었습니다. 고속터미널 앞이라 목이 좋은 곳이었죠. 1998년 IMF 때 군산으로 옮겨 ‘빵굽는아저씨’로 다시 문을 열었고, 2013년 찰보리빵을 주력으로 하면서 지금의 ‘빵굽는오남매’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저희 형제가 6남매인데 그중 5남매가 저를 따라 빵을 구워 지금의 상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군산에서 형님은 ‘동네빵집’, 동생은 ‘빵빵한하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같은 업종에 있으니 서로 의지하고 있죠.



빵굽는오남매는 흰찰쌀보리를 사용한 찰보리빵으로 이름이 났습니다. 대표 메뉴를 소개해주세요. 밀가루 빵과 무엇이 다른지도 궁금하네요.

일단 보리호두찰식빵이 가장 많이 나가는데요. 보리와 찹쌀로 만든 달지 않은 담백한 식빵입니다. 흰찰쌀보리단팥빵은 꾸준히 인기가 좋고요. 찰보리견과쿠키, 찰보리만주, 찰보리초코파이, 흰쌀찰보리붓세는 밀가루가 전혀 없이 100% 보리로 만든 제품이라 더욱 특별하죠. 이렇게 대표메뉴 6종은 택배로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군산에서 생산되는 흰찰쌀보리의 경우 찹쌀이라 푸석하지 않고, 쫀득쫀득 찰기가 살아있는 게 특징이죠. 밀가루의 5배에 이르는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고요. 특히 달지 않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주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풍부해 당뇨가 있는 분도 부담 없이 드실 수 있는 건강 빵입니다. 또 글루텐 성분이 없어 밀가루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분들이 속이 편하다고 계속 찾으십니다.

어떻게 찰보리를 재료로 한 빵을 연구하게 되었나요?

군산은 동네 빵집이 다양하게 자리 잡은 지역이었음에도 어느 순간 프랜차이즈 빵집이 골목 상권까지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자 80여 개의 동네 빵집 중 24개 업체만 남을 정도였죠. 저 역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를 고민하던 중이었는데요. 마침 군산시에서 특산물인 흰찰쌀보리 소비 촉진을 위해 빵에 접목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24개 동네 빵집이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제품 개발에 도전했고, 빵굽는오남매가 우수 업체로 선정되었습니다. 덕분에 시설 현대화를 위한 장비 지원, 인테리어 지원을 받아 흰찰쌀보리빵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죠.



새로운 재료로 빵을 만드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밀가루의 글루텐이 찰보리에는 없기에 초반에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대신 흰찰쌀보리의 찰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에 몰두했죠. 2년 가까이 연구한 끝에 2013년도부터 찰보리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빵을 만들고 나서도 문제였습니다. 사람들이 찰보리빵을 낯설어했기 때문이죠. 일단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6년간 전국의 크고 작은 행사장에 장비를 끌고 가서 직접 빵을 구웠습니다. 적극적인 무료 시식 행사 덕분에 차츰 군산의 찰보리빵을 알리게 되었고, 이제는 전국 곳곳에 단골이 계십니다.

‘2020 전라북도 스타 소상공인 선정 공개오디션’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도 놀라운 업적입니다.

해당 오디션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을 도민평가단의 투표로 선정해 비즈니스 롤모델로 육성하는 제도입니다. 도민평가단이 직접 투표로 뽑는다는 게 의미가 있는데요. 4차에 걸친 예선을 통과한 후 최종 5팀이 최종 결선에 올랐습니다. 사실 제가 나이가 많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요. 군산에서 나는 특산물을 활용해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든다는 점이 잘 녹아들어 대상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자신감도 충전하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어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빵집과의 경쟁에서 동네빵집이 살아남기 쉽지 않은데요. 어떤 전략과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요?

동네빵집이라고 해서 동네에 갇혀있으면 안 됩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판로를 다양화해서 전국을 시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저희는 흰찰쌀보리를 원료로 한 대표 제품 6종을 택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루 70~80건의 주문이 들어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전국 맛집을 모아 위탁 판매하는 플랫폼 ‘고수의집밥’에도 입점해 있고요. 이렇듯 전국적인 홍보, 판매 시스템을 갖춰야 프랜차이즈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백년가게’ 타이틀까지 더한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꿈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대대로 이어가야죠. 아들이 홍보/마케팅에 합류하면서 백년가게의 기틀을 더 단단히 다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과제빵은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연구해야 합니다. 손님이 원하는 맛, 재료, 디자인이 늘 변하니까요. 좋은 재료로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든다는 제 원칙을 지키면서 빵굽는오남매가 100년 이상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보다 후대에 더 월등하게 평가받는 게 궁극적인 꿈입니다.

군산 빵굽는오남매

· 주소 | 전북 군산시 오룡로 65-1
· 전화 | 063-463-8186
· 주요제품 | 보리호두찰식빵, 찰보리견과쿠키, 찰보리만주, 찰보리초코파이, 흰쌀찰보리붓세 등
· 영업시간 | 07:30~22:00(일요일 휴무)

상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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