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sidebar
open sidebar

   

정(情)

김경희(정릉4동)


스쳐 지나가는 사람 속에서
인연의 그물에 엮인 우리들


내 마음에 스며드는 너의 마음
따뜻한 햇살 되어 비추네


그리움으로 생각나고
기쁜 일에 웃음 짓고 괴로운 일에 마음 나누며
미각을 느낄 때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삶의 여백이 찾아 올 때는
얼굴 마주보며 웃고 싶은 그 마음이 있어
우리는 변함없이 같이 가네


추운 겨울도 화롯불 같은 따스한 마음이 있어
훈훈한 정으로 시린 손 녹여주네


너와 나 끈끈한 소중한 인연의 끈 놓지 말고
오늘처럼 얼굴 가득 미소 지으며 함께 가세


input image

참견도 사랑이다! 제2의 토박이가 되고 싶은 나

정선미(석관동)


우리말 중에 ‘토박이’라는 말이 있다. ‘대대로 그 땅에서 나서 오래도록 살아 내려오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어느 한곳에 오래도록정착해서 살아오거나, 혹은 자신의 고향을 일컬을 때 쓰이기도 한다. “나, 여기. 이 동네 토박이야!” 나 역시, 그 수많은 토박이들 중에 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과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토박이’ 라는 단어 하나만 가지고 있지만, 나는 1+1의 ‘투투 토박이’라는 새로운 단어를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나는 원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동네에서 유명한 토박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살던 동네에 재개발 바람이 불었고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도, 그곳을 지킬 수도 없게 되자, 결국 나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야만 했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이 지금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다. 너무나도 정든 그 장소와 사람들과의 아쉬운 이별 때문에 마음이 무척이나 아프고 저려오는데, 그날따라 하늘도 내 마음을 아는지 온종일 하늘에서 비가 주르륵 주르륵 내렸다.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오더니, 어느새 내 곁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뜩이나심란한 마음과 이사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삿짐 차 주위로 모여들어 질문을 하고 때론 자기네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거참, 사람들하고는. 남의 이사에 뭐가 그리 궁금하다고 참견을 다 한대? 이 동네 사람들,참 별스럽다!’ 그들의 관심인지, 참견인지 모를 그 모습에 나는 점점 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삿짐은 잘 정리했어요?” “우리 동네에서 제일 싼 마트 좀 알려줄까요?”‘이사 온 게 뭐 별일이라고 이러는지. 제발, 나한테서 관심 좀 꺼줬으면 좋겠네….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물어 볼수록, 나는 예전에 살던 동네와 사람들이 너무나도 사무치게 그리웠고, 결국 ‘향수병’이 아닌 ‘옛 동네 병’에 걸리고 말았다. 집으로 들어오는 동네 어귀에서부터 낯설음과 그리움으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기를 수차례하고 있을 무렵, 몸도 마음도 그동안 많이 지치고 힘이 들었던지 열쇠로 대문을 열려는 순간, 눈앞이 핑~하고 돌더니 어질어질하고 다리에 힘이 쭉 빠져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순간, 지나가던 동네 분이 나를 발견하시고 큰 소리로 동네 사람들에게 외쳐댔다.


“여기 좀 나와 봐요!” 무슨 일인가 싶어 밖을 내다보시던 동네 분들은 나의 상태를 보고서 다들 한걸음에 달려오셨다. 어느 분은 냉수를 가지고 오셨고, 또 어느 분은 따뜻한 보리차를, 그리고 또 어떤 분은 비상약으로 가지고 있던 청심환을 들고 나오셔서 나에게 건네주셨다. 나는 감사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한 채로, 그 분들이 주시는 관심과 물과 약을 넙죽넙죽 받았다. 그 일이 있고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그 분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가 있었다. “원래 우리 동네 사람들이 좀 유별나지. 이웃사촌이 아닌, 동네 친척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라서 말이지, 호호호!” 동네에서 가장 오래 사신 토박이이자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께서 웃으며 나에게 말씀을 해주셨다.


봄이 되면 다 함께 동네 뒷동산으로 가서 진달래, 개나리 등 봄맞이 꽃들을 구경하고, 여름이면 밤마다 동네 골목에 돗자리를 펴고, 시원한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고, 춥고 긴 겨울밤에는 집집마다 돌아가며 군고구마와 삶은 계란을 나눠 먹고 함께 얘기하며 지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함께 해 오던 그 분들은 지금 내 옆에 안 계신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다들이사를 가셨기 때문이다. 그 분들이 떠나시고 나서 나는 한동안 마음 한쪽이 텅 빈 것 같이 외롭고 쓸쓸했다. 하지만 다들 좋은 일로 이사를 나가셨기 때문에 얼마나 다행스럽고 잘 된 일인지 모르겠다. 이제 나는, 예전에 그분들이 이곳에서 보여주셨던 관심과 사랑을새로 오시는 분들에게 나눠주려고 한다. ‘그분들’이 이곳에서 ‘토박이’로 해 오신 것처럼, 나 역시 이곳에서 ‘제2의 토박이’로 살면서 말이다. 


성북소리는구민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성북소리는 구민 여러분의 소중한 사연(글, 사진)을 기다립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난 이야기, 아름다운 이웃들의 사연, 우리동네 자랑거리, 시와 수필 등 다양한 형식과 주제로 자신만의 솜씨를 뽐내 보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주제 제한없음
분량 A4 1장 내외
보내실 곳 성북구 보문로 168 성북구청 홍보전산과 성북소리 담당자
이메일 kim1202@sb.go.kr
참고사항 작품의 제목과 설명, 보내시는 분 성함, 주소, 연락가능한 휴대폰 번호를 꼭 기입해 주세요.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글과 사진은 채택되지 않습니다.


문의 홍보전산과 ☎ 02-2241-2104


성북세무서 청사 이전 안내


업무개시일 : 2016. 4. 18.(월)

주소 : 성북구 삼선교로16길 13

대표번호 : ☎ 02-760-8200(기존번호 동일)

input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