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변을 밀어내지 못해 변비, 구토 등을 유발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히르쉬스프룽병(Hirschsprung’s disease)으로도 불리는데, 선천적으로 장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항문 쪽으로 대변을 밀어내지 못하여 변비, 구토, 복부팽창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장은 수축과 이완 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이동시킨다. 이러한 장의 운동에 관여하는 것이 바로 장관신경절세포이다. 태아기에 신경의 토대가 되는 세포가 입 부근에서부터 소장, 대장 등을 지나 항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각 기관의 순서에 따라 장의 말단 부위까지 장관신경절세포가 만들어지는데, 어떠한 이유로 인하여 특정 부위에서 세포의 형성이 중단되면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무신경절이 생긴다. 이 무신경절의 약 80%가 주로 대장의 끝부분인 결장에서 나타난다.
신경절세포가 정상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부분에서는 음식물이 잘 이동하다가도 장운동을 하지 못하는 무신경절에 다다르면 더 이상 이동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계속 쌓이게 된다. 이처럼 쌓이기만 하고 배출을 하지 못하니 해당 부위의 상부 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거대결장의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 단순 변비로 치부하면 병을 키워 생명을 위협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약 5000명 중에 1명꼴로 발병한다. 태어나기 전에는 특별한 문제를 찾지 못하다가 출생 후 장운동이 시작되면서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데, 보통 24시간 이내에 태변이 배출되지 않거나 구토와 함께 복부가 팽창하게 되면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의심하게 된다. 또한 출생 직후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생후 3개월 전후에 지속적인 변비, 녹색의 구토, 복부불편감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만약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 부위가 짧은 경우 신생아 때에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2~3세가 되어서야 나타날 수 있으며 변비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적은 횟수라도 대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심한 변비로 치부하여 병을 키울 수 있다. 하여 아이의 변비가 심하다면 한 번쯤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의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가스와 변 등이 장에 지속적으로 쌓여 세균 증식과 함께 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패혈증으로까지 진행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 수술이 필수적, 예후는 좋은 편
선천성 거대결장증이 의심될 때에는 복부 X-선 검사, 대장조영술 등을 통해 소장과 대장의 상태를 확인한다. 만약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있는 부위가 확인이 된다면 직장조직검사를 실시한다. 이는 항문을 통해서 직장 부위에서 조직을 일부 채취하여 신경절세포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 방법으로, 만약 해당 부위에 신경절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이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확진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해 수술이 필수적이다.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의 위치와 길이 및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하여 수술이 시행된다. 무신경절의 위치가 결장에 위치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보통 한 번의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무신경절의 위치가 결장이 아닌, 그보다 위쪽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수술이 좀 더 복잡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두 번 이상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에 배변장애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적으로 완치된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정상적인 아이들에 비해서 변지림이나 변비가 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외래를 통해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 제공: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외과 오채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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