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1

우족탕 한 그릇으로
몸보신하세요

군산 전주우족설렁탕 황점례·김재문 대표
군산 전주우족설렁탕

친정어머니에게 이어받은 손맛이 이제는 며느리에게 이어진다. 2대가 함께 진한 우족탕을 끓여내는 곳, 전북 군산에 자리한 전주우족설렁탕은 아침 6시부터 불을 밝힌다. 전주 출신인 황점례 창업주는 어릴 적부터 맛있는 음식을 넉넉히 나누는 풍경이 익숙했다. 그 푸짐한 마음이 우족탕 한 그릇에 고스란히 담긴다.

보약이 따로 없는 우족탕 한 그릇

“친정어머니께서 음식 만드는 일을 좋아하고, 넉넉히 만들어 함께 나누는 일도 즐기셨어요. 맏딸이라 가까이서 지켜보며 돕는 사이 저 역시 음식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전주에서 군산으로 시집을 와 자리를 잡았는데요. 처음에는 남편과 이발소를 운영하다 그만두게 되자 내가 잘하는 걸 해보자고 나선 게 어느덧 47년입니다.”

황점례 씨와 남편 김재문 씨는 1976년 군산 영화동에 전주식당을 열었다. 콩나물국에 밥을 넣고 끓이는 전주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과 진한 설렁탕이 주메뉴. 깔끔한 손맛과 인심 가득한 음식에 단골들이 꾸준히 늘었다. 그러다 2001년 지금의 자리로 규모를 키워 이동하며 아들 김경윤 씨와 며느리 박은미 씨가 합류했다. 특히 쉽게 보기 힘든 우족탕을 신메뉴로 선보이며 ‘전주우족설렁탕’으로 상호를 바꿨다.

군산 시민에게는 국물 진한 보양식을,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한 그릇을 선사하고 있는 전주우족설렁탕. 동국사 아래, 2대가 위아래로 함께 살며 든든히 지키고 있는 식당에는 몸은 물론 마음까지 채우는 우족탕이 오늘도 팔팔 끓고 있다.

2대가 함께하는 손맛과 정성이 비결

‘전주우족설렁탕’은 창업주를 포함한 2대가 함께하는 식당이라 ‘백년가게’의 의미가 더 깊은 것 같습니다.
박은미 : 예전에 프랜차이즈 제의도 많이 받았다고 해요. 하지만 뜻이 없어 고사하고, 대신 가족이 계속 이어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저희 부부를 들이셨죠. 집도 건물 위아래로 함께 있어 늘 함께합니다. 사실 부모님을 모신다기보다는 저희가 부모님께 의지하는 부분이 훨씬 커요. 백년가게로 선정된 후 아버님이 기뻐하시던 모습에 저희 부부도 뿌듯했습니다.

식당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우족탕이 대표 메뉴입니다. 사실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메뉴는 아닌데요. 어떤 특징을 가진 메뉴인지 소개해주세요.
박은미 : 설렁탕, 도가니탕은 흔하잖아요. 이미 설렁탕 메뉴가 있었기에 여기에서 좀 더 발전시킨, 우리 가게만의 메뉴를 추가해보자고 고심한 끝에 우족탕이 탄생했죠. 저희집 우족탕은 소 종아리 부분까지의 우족을 삶고, 소머리를 고아서 육수를 냅니다. 인삼, 녹각, 대추까지 더해 보양식 느낌으로 진하게 끓여내죠. 우족만 넣으면 심심할 수 있어 소머릿고기를 넣는 게 특징입니다. 푸짐한 한 그릇에 노란 지단까지 올리면 정성을 가득 넣은 우족탕이 완성되지요. 또 설렁탕에는 소면 대신 큼지막한 만두가 들어가 훨씬 푸짐하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보양식으로 우족탕을 찾는 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박은미 : 한약재까지 넣어 24시간을 끓여내어 진한 국물 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손님들이 입술이 쩍쩍 달라붙을 만큼 국물이 유난히 진하다고 한결같이 인정하세요. 보람이 있죠. 양도 푸짐해서 우족탕을 시키면 밥은 거의 못 드시더라고요. 사골 국물을 드시는 게 우선이니까요.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다는 말씀이 가장 뿌듯해요.

사골국물을 제대로 우려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요. 비결이 있나요?
박은미 : 24시간 푹 고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소머리의 뼈와 살이 잘 분리되거든요. 또 소 특유의 누린내를 잡기 위해 메주콩과 생들깨를 갈아 넣습니다. 월계수, 생강, 소주 등은 기본이고요. 사골은 상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요. 오래 두지 않고 부지런히 자주 끓이는 것도 비법일 수 있겠네요.

어머니께 많은 것을 배우셨을 텐데요. 가장 기본 가르침은 무엇이었나요?
박은미 : 어머니의 신념이 ‘아끼지 말아라’입니다. 재료든 양념이든 아끼지 말고 내드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저희 가게가 식당이 모여있는 입지가 아니거든요. 일부러 발걸음을 한 손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먹고 배부르고 기분 좋게 나갈 수 있게 손님을 맞고 음식을 내야 한다고 배웠죠. 반찬 하나라도 내 식구가 먹는 것처럼 만들고요. 김치, 깍두기는 기본, 여기에 오이소박이, 나물, 오징어젓갈이 더해집니다. 직접 담근 김치는 따로 판매하라고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맛이 좋습니다.

식당 문을 여는 시간이 아침 6시인 것도 상당히 놀랍습니다.
박은미 : 예전 해장 문화가 있을 때는 새벽 4시에 열었으니 6시는 좀 늦춰진 시각이에요.(웃음) 아침에 찾는 단골들이 계시고, 특히 종교인, 정치인의 조찬모임을 이곳에서 많이 하시거든요.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라는 점도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1976년부터 많은 손님이 찾았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고객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박은미 : 대를 이어 찾는 분이 많이 계시죠. 입덧할 때 찾은 손님의 자녀분이 어느덧 장성해 본인 입덧에 다시 찾아온 사례도 있고요. 보양식이라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 손님은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휠체어로 모시고 다시 찾아주셔서 저희가 더 감동한 적도 있어요. 자녀 수능 보는 날 꼭 먹어야 한다고 포장해간 손님도 있고요. 또 정말 제대로 잘 먹었다며 보답으로 어머님, 아버님께 스포츠 마사지를 해주신 손님도 기억에 남네요. 자격증 소지자로 그 후에 꾸준한 단골이 되셨죠. 한분 한분이 모두 고맙습니다.

대를 이어 운영하다 보면 변화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습니다. 발전시켜가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박은미 : 판로를 다각화하고,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게 가장 큰 숙제입니다. 하지만 저희 메뉴는 배달이나 온라인 판매가 힘들어요. 상하고 질이 떨어질 수 있어 직접 냉동시켜 택배로 배송하는 정도로만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신 온라인 검색 시 정보가 정확하게 노출되도록 메뉴 및 영업 안내 등을 수시로 보완하고 있고요. 전통명가, 모범음식점, 백년가게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는 데도 신경을 썼습니다. 맛과 전통을 바탕으로 믿고 찾을 수 있는 식당이라고 홍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순조롭게 2대가 함께 운영하는 만큼 전주우족설렁탕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박은미 :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지금 이 맛을 유지해가면서 오래도록 번창해나가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군산 전주우족설렁탕

· 주소 | 전북 군산시 대학로 88(근대유산 동국사 앞 대로변)
· 전화 | 063-445-9502
· 영업시간 | 06:00~22:00(첫째, 셋째 화요일 휴무, 단 공휴일은 오픈)
· 주요메뉴 | 우족탕, 설렁탕, 갈비탕 등

SNS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