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2

페트병으로 만든 가방,
지구를 살리는 패션

I WAS PLASTIC 주명진 대표
I WAS PLASTIC

패션은 실용성과 멋을 넘어 종종 세상을 향한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아내곤 한다. 코르셋을 벗어던진 코코 샤넬의 현대적 여성복이 여성 해방과 자유라는 메시지로 남았듯 말이다. 최근에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목소리를 패션에 녹여낸 움직임이 화제를 모았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파리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옷차림이 평화를 수호하고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임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I WAS PLASTIC’에 담긴 자원순환

그렇다면 ‘I WAS PLASTIC(나는 플라스틱이었어)’이 새겨진 가방은 어떨까? 한때 플라스틱이었던 가방은 어떤 사연을 담고 있을까? ㈜피오콘텐츠의 ‘I WAS PLASTIC(이하 IWP)’은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가방을 만드는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이다.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차곡차곡 분리수거 한 페트병이 어디로 갈지 궁금했던 이들에게 IWP의 가방은 꽤 흡족한 답으로 다가온다. 버려진 플라스틱이 근사한 가방으로 탈바꿈한 모습은 자원순환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제품 디자인 전면에 내세운 IWP는 환경에 관심을 높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며, 나아가 재활용을 생활화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함께 실천해보자고 독려한다.

버려지는 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든 ‘프라이탁’과 재생 플라스틱 원단으로 옷을 만들며 친환경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 하는 ‘파타고니아’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가치와 트렌디한 패션 감각들 두루 갖춘 글로벌 브랜드 하나쯤 탄생해야 하지 않을까? IWP 주명진 대표는 이를 위해 ‘지구와 사람을 위한 패션’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세련되고 선명하게 녹여낼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 끝에는 ‘다음 세대에 힘이 되고 싶다’라는 꿈이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예쁘고 착한 가방

㈜피오컨텐츠와 패션브랜드 IWP는 모두 친환경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탄생한 기업과 브랜드인지 소개해주세요.
2017년 12월 창업한 피오컨텐츠는 ‘이물건투데이’라는 SNS 채널을 운영했어요.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기업과 물건을 소개하는 채널로, 어떤 것들이 세상과 환경을 이롭게 하는지 널리 알리는 콘텐츠 중심의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다 단순히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람과 지구를 살리는 제품을 우리가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죠. 그렇게 2019년 말 ‘I WAS PLASTIC’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IWP는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로 친환경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IWP는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친환경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어떻게 제작하고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폐트병이 원단이 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수거?분리한 페트병은 세척 후 작은 조각으로 분쇄한 플레이크를 거쳐, 플레이크를 녹여 물성을 안정화시킨 펠릿이라는 작은 알갱이 형태로 가공됩니다. 이 펠릿으로 원사를 뽑아 원단을 가공하는 것이죠. IWP는 이 페트병 재활용 원단으로 가방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큰 백팩은 페트병 20개, 미니 백팩은 페트병 7개 정도가 활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이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단은 기본적으로 내구성이 좋고 가볍거든요. 여기에 발수 가공까지 더해서 생활 방수도 됩니다. 튼튼하게 오래 쓸 수 있는 예쁘고 가벼운 가방이라고 자신합니다.

가방은 패션 아이템이기에 아무리 좋은 가치를 담았더라도 제품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게 되죠. 그만큼 디자인에도 많은 공을 들였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그래서 IWP는 ‘예쁘지만 착했으면 좋겠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단 가방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도록 수납력이 뛰어납니다. 베스트셀러인 미니 백팩은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귀여운데 마법처럼 많이 들어간다는 후기가 많아요. 또 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배낭, 슬링백, 숄더백까지 3가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죠. 기본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민트, 핑크, 화이트 등 색상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습니다. 30대 여성분을 타켓으로 삼았는데 미니 백팩이 인기를 끌면서 20대도 많이 찾고, 엄마가 딸에게 선물하는 사례도 자주 보입니다. 지난해 8월 자사몰을 오픈한 지 만 1년이 되어가는데 많은 고객이 IWP의 가치게 공감하며 가방을 사랑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를 키우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마주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나아가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이전에는 누구나 아는 글로벌 아웃도어 기업에서 일했어요. 제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충분했죠. 하지만 IWP는 맨바닥에서 출발해야 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자금과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하면 일단 부딪히며 나아가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스타트업에게는 이 부딪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한편 브랜드를 다져가는 시기인 만큼 주변에서 ‘이게 인기래’ ‘이게 낫지 않아?’라고 하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특히 디자인 전면에 내세운 ‘I WAS PLASTIC’ 문구가 거슬린다는 의견이 많았죠. 하지만 이건 브랜드명인 동시에 저희의 메시지이거든요. IWP의 정체성이에요. 마케팅은 브랜드 정체성을 가지고 공감을 얻어내는 게 핵심인데 정체성이 없으면 다 사라지고 말아요. 이를 뚝심 있게 지켜가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큰 고민이 예쁘면서도 브랜드 정체성과 메시지를 조화롭게 담아내는 것입니다.

사업을 이끄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백화점 팝업스토어 제안이 들어와 직접 세팅하고 판매까지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요. 고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라 좋았어요. 재활용 페트병 소재 가방을 생소해하면서도 관심을 갖는 모습에 힘을 얻기도 하고요.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이후 IWP 가방을 꾸준히 구매한다는 고객을 보면 정말 반갑죠. 올해 1월에는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에서 보부상 테마의 백팩을 선보여 목표 금액 대비 4200% 펀딩률을 기록했고요. 미니백팩은 6월 크라우드 펀딩에서 9000% 달성률을 보였습니다. IWP의 가치에 공감해주시는 분이 많아져 뿌듯합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입니다. IWP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 무엇인가요?
현실적인 유혹에도 타협하지 않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습니다. 친환경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질 좋은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여야죠. 곧 남성 고객을 위한 신제품을 출시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올해부터 미국 공식몰을 오픈해서 미국 진출도 본격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IWP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자원 순환과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커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나아가 버는 만큼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초창기부터 수익금을 월드비전에 기부하고 있거든요. 필리핀에 학교를 짓고, 아프리카 소녀를 돕고, 튀르키에 지진 구호 성금을 보냈습니다. IWP는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로 미래 세대에 힘이 되고 싶어요. 버려진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게 저희의 정체성이잖아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누구나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버려진 페트병이 자원순환을 통해 가방이 되고, 그 수익금으로 미래 세대를 응원하는 더 큰 의미의 순환을 그려갑니다.

I WAS PLASTIC

·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서울새활용플라자 410호(쇼룸 겸 사무실)
· 상담/주문전화 | 1899-1725
· 주요제품 | 백팩, 미니백팩, 버킷백 등
· 홈페이지 | iwasplastic.co.kr
· 인스타그램 | iwasplastic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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