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3

속초항에서 즐기는
자연산 회

팔도강산횟집 홍성애 대표
팔도강산횟집

바다를 품은 도시라면 바다를 마주하고 크고 작은 횟집이 줄지어 늘어서기 마련이다. 어디를 들러야 할지 고민된다면 현지인에게 추천받는 게 실패 확률을 줄일 방법이다. 보기에만 화려한 식당이나 적당히 즐길만한 가성비 식당이 아니라 ‘회를 제대로 먹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진짜 횟집을 진심으로 추천하기 때문이다. 속초항을 우직하게 지키고 있는 ‘팔도강산횟집’처럼 말이다.

청춘을 바친 횟집, 자연산으로 승부

속초항 바로 앞에 자리한 팔도강산횟집은 그 이름만큼이나 정겨운 풍경을 지닌다. 1960년대, 쥐치, 가자미, 오징어 등을 막 썰어 각종 채소와 고추장, 식초 등의 양념으로 버무려 회무침을 선보인 것이 그 시작. 이후 1968년 영화 <팔도강산>과 1974년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 촬영지로 유명세를 더하며 가게 이름에도 ‘팔도강산’이 붙게 되었다.

어느덧 30년째 팔도강산횟집을 운영하는 홍성애 대표는 1994년 이곳을 인수했다. 해산물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함부로 덤벼들 수 없는 게 횟집 운영. 홍 대표는 이미 경험이 풍부했다. 1983년부터 양양 낙산에서 대형 회센터를 도맡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120~30평에 이르는 대형 회센터를 10년 동안 운영했어요. 1층은 횟집, 2층은 방이 10개 정도 있는 민박을 운영하고요. 오빠가 차린 곳이었는데 횟집은 제가 도맡았죠. 규모가 크다 보니 힘에 부치는 면이 있었는데 마침 속초항에 횟집이 있다고 해서 인수하게 됐습니다. 기존 횟집과는 차로 10분 거리라 단골들이 그대로 따라왔어요. 규모는 작지만 지금 이곳이 정겹고 좋더라고요.”

30년을 쓸고 닦은 횟집이다. 규모는 좀 작아졌을지 몰라도 한눈에 손님들이 다 담기는 팔도강산횟집에 처음부터 정이 갔다. 홍성애 대표는 이곳에서 자연산 회로 승부를 걸고 있다. 항을 마주하고 있는 횟집에서 자연산 회를 먹지 않는다면 좀 억울하지 않겠는가. 속초에서 식도락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 정도 한 상은 되어야 한다.

인심 좋고 푸짐한 한 상은 기본

팔도강산횟집은 속초항을 바로 마주한 소박하면서도 운치있는 횟집입니다. 항 주변에 모인 횟집에는 기대감이 크기 마련인데요. 주요 메뉴는 무엇이고, 어떤 점이 차별화되는지 소개해주세요.
자연산 모둠회와 물회, 회덮밥을 만날 수 있어요. 저희 횟집 자랑은 자연산 회를 믿고 드실 수 있다는 거죠. 속초항에 들어온 배에서 그날그날 잡은 고기를 받아 횟감으로 쓰니까요. 우럭, 방어, 노래미, 가자미, 쥐치 등 제철 생선으로 차리죠. 자연산이라 단가가 조금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번 오신 분들은 또 오시더라고요. 그만큼의 값을 하도록 회를 넉넉하게 드리거든요. 속초 분들이 타지에서 온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주는 곳이라 하더라고요. 가격은 있어도 절대 실망하지 않으니까요.

푸짐한 물회와 회덮밥에 대한 후기도 많습니다.
역시 자연산 회로 한 그릇 푸짐하게 담아드리죠. 예전부터 등산하고 내려온 손님들이 많이 찾으셨거든요. 딱 봐도 얼마나 허기지겠어요. 배부를 수 있는 만큼 넉넉하게 회를 담습니다. 여기에 알배기 배추, 영양 부추 등 신선한 각종 채소를 더하고요. 직접 만든 새콤달콤한 초고추장 소스를 더하면 한 그릇을 뚝딱 드실 수 있어요. 물회의 경우 1인분을 한 그릇씩 내어줍니다. 2~3인분을 큰 그릇에 담아 덜어 먹는 건 육수만 더 들어갈 뿐 보기보다 양이 많지 않아요. 회, 멍게, 해삼, 소라 등 각종 해산물을 듬뿍 넣고 살얼음 얼린 육수를 더하면 정말 든든하게 드실 수 있어요.

40년 동안 횟집을 운영해오셨는데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쭉 이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횟집의 기본은 신선한 재료에요. 좋은 횟감과 해산물을 준비해서 손님들 앞에서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 가게에는 모둠회에 상추, 깻잎이 따로 나가지 않아요. 대신 자연산 미역을 내드리죠. 자연산 회 맛을 제대로 느꼈으면 해서 구성한 차림입니다. 멍게도 자연산인데 붉은색이 선명해요. 손님들에게 초고추장에 찍지 말고 그냥 드셔보라고 권해요. 그럼 이렇게 맛있는 멍게는 처음 먹어봤다는 감탄이 돌아오죠. 그게 보람이에요. 어떤 날은 매운탕, 어떤 날은 지리를 권하는 이유도 그날그날 들어오는 고기 상태를 잘 알기 때문이죠. 장사에서 또 중요한 건 야박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좀 손해 보는 듯해도 후하게 대접하면 다 돌아오거든요. 길게 보고 장사를 해야죠.

손님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팔도강산횟집이 정감있게 다가오는 이유이고요.
손님들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단골들은 같이 나이 들어가고요. 테이블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하나 챙기려면 늘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해요. 한 번은 가리비가 부족했는데 테이블은 두 곳이었어요. 한쪽은 못 드릴 상황이었는데 먼저 오신 손님이 흔쾌히 양보해 반반씩 내어드리게 됐죠. 뒤에 오셨던 손님이 그 뒤로 단골이 되어 지금까지 오십니다. 덕분에 일행에게 체면이 섰다면서요. 이렇게 손님들과 정을 쌓는 재미에 40년 동안 장사를 계속했습니다. 손님들의 소개가 이어진 덕분에 이만큼 오래 이어올 수 있었고요.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백년가게로 선정되셨죠. 20대 때부터 횟집을 일구신 만큼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습니다.
규모가 크지도 않은 이곳을 백년가게로 선정해주어 고마운 마음이죠. 믿고 찾아오는 손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속초에서 자연산 회를 믿고 먹을 수 있는 횟집으로 자리를 지켜가야죠. 팔도강산횟집을 찾는 모든 분께 정말 맛있는 음식을 약속합니다.

속초 팔도강산횟집

· 주소 | 강원 속초시 중앙부두길 107
· 전화 | 033-635-0233
· 영업시간 | 09:00~21:00
· 주요메뉴 | 모둠회, 회무침, 물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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