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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우리 일상 곁에 훨씬 가까이 다가왔다. 이 기술은 구글의 나우와 같은 개인 비서부터 자율주행자동차, 의료, 교통, 물류, 안전, 환경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차세대 지식정보 사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분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부정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연재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알아보는 그 세 번째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일자리”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한국고용정보원의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각 직종에 대해 인공지능과 로봇의 기술적인 대체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2025년 고용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약 1,800만명 정도라고 한다. 이 중 고소득 직종인 관리자군의 경우 대체율이 49%에 불과한 반면 단순노무직군의 경우 9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 대체율을 최고 1.00으로 놓고 조사한 결과를 보면 청소원과 주방보조원이 1.00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일 직업으로 가장 많은 종사자가 몰려 있는 상점 판매원(144만명)이 받는 영향도 0.86이나 됐다. 반면 대체 영향이 적은 직종으로는 회계사(0.22), 기업 고위임원(0.32), 대학교수(0.37) 등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이번 조사는 읽기, 쓰기와 같은 44개 기능별로 인공지능·로봇이 2025년까지 인간 대비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지 전문가에게 묻고 각 직업별로 이런 기능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비교해서 대체율을 파악한 것으로 기술적인 대체율을 나타낸 것으로 기술의 도입 비용, 사회적 인식 등에 따라 실제 대체율은 낮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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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포럼, 가트너 그룹, 영국 옥스포드 연구소 등 세계적 기관들이 이미 인공지능으로 일자리의 태반이 사라진다는 경고를 하고 있었다. 벌써부터 로봇 저널리즘의 등장해 기사를 작성할 정도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혁명이 가져올 초연결 지능사회에서 는 수많은 전문직들이 사라져 갈 것이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선진국에서 사라질 것이라 예측한 이유이다. 옥스포드 대학은 더 나아가 미국 일자리의 47% 20년 내 사라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Frey & Osborne, 2013). 과연 인공지능은 일 자리를 없앨 것인가?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는 두 가지이다. 약한 인공지능에 의한 양극화의 확대 우려와 스티브 호킹, 빌 게이츠 등이 제기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선 양극화의 문제는노동총량 불변의 법칙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 다보스 포럼에서는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직업들이 사라지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예를 들어 로봇 저널리즘이 등장하면서 기자들의 직업이 사라지고 로봇 어드바이저가 등장하면서 투자 자문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매킨지는 인간 작업을 분석, 45% 정도만 인공지능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보고(Chui, Manyika & Miremadi, 2015)를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사회를 예상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모라벡의 패러독스는인간에게 쉬운 것은 로봇에게는 어렵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라는 것이다. 즉 인간과 인공지능은 공존해야 하는 새로운 개인 맞춤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시나리오이다. 옥스포드 닉보스트롬의 연구는 스스로 자의식을 가진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을 2040년과 50년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옥스포드 대학의 예측에 따르면 선망의 직업인 변호사, 법무사, 회계사, 의사, 기자, 금융인 등 전문직은 사라지고 오히려 육체노동이 수반되는 로봇의 상용화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전문직보다 늦어질 것이라 한다. 일례로 아인슈타인은 컴퓨터는 놀랍게 빠르고 정확하지만 대단히 멍청하다. 사람은 놀랍게 느리고 부정확하지만 대단히 똑똑하다. 이 둘이 힘을 합치면 상상할 수 없는 힘을 가지게 된다고 말한다. 사람이 고양이를 인지하는 것은 쉬우나 체스는 어려운데 인공지능에게는 반대로 체스는 너무나 쉽지만 고양이 인지는 대단히 어렵다. 걷는 것은 인공지능에게 지난한 과제이나, 사람은 누구나 쉽게 한다. 이러한 모라벡의 패러독스가 의미하는 것은 인공지능과 사람은 상호배척이 아니라 상호협력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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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파베르(Homo Faber)는 도구의 인간을 뜻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데카르트의 생각하는 인간을 의미한다면 호모 파베르는 마르크스의 노동의 인간을 의미한다. 앙리 베르그송은 그의 저서 창조적 진화에서 지성을 인공적 대상들을 제작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며 인간의 본성은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호모 파베르에 가깝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호모 파베르로서 인간은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능형 로봇을 통하여 생산성의 극한을 향하여 치닫기 시작했다.

 

호모 파베르는 대부분의 생산을 위한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는 초생산성 사회로 진입시키고 있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놀이 인간을 의미한다. 역사학자인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만의 특징을 놀이로 파악한다. 그는 종교, 법률, 경기, 전쟁, 철학, 예술 등 인류의 모든 문화가 놀이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놀이는 그러한 문화들 속에 스며들어가 있다는 것을 역사학자답게 역사적 관점에서 논증한다. 호모 파베르가 지성으로 물질을 만드는 것이라면 호모 루덴스는 물질적 이해와는 상관없이 놀이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호모 루덴스가 재미라면 호모 파베르는 의미가 된다.

 

미래 인류는 생산 업무의 질은 향상되고 개인화된 시장수요는 충족되어 사회 전체의 만족도가 증가하게 되고 인류는 생산의 호모 파베르와 놀이의 호모 루덴스가 융합하는 호모 파덴스로 진화할 것이다.


2030년에는 현재 있는 직업 47%가 사라질 것이다.”(토니 세바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2025년에는 전 세계 제조와 서비스 직공에서 로봇이 4000~7600만명분의 일을 하고 알고리즘도 14000만명분의 일을 담당할 것이다.”(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이렇듯 현재는 인공지능 발달로 인해 인간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더 큰 편이다. 제레미 러프킨은노동의 종말에서 첨단 기술이 인간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타임스는 지진 속보 기사를 로봇이 작성하고 있다. 2013 LA타임스는 알고리즘이 쓴 지진 발생 기사를 온라인에 가장 먼저 게재했다. 내러티브 사이언스와 포브스에서도 인공지능이 기사를 작성한다. 한 달 동안 15,000건에 달하는 기사를 알고리즘이 작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기사 한 건당 1초 미만이다. 현재는 금융, 날씨 등 데이터 분석기사에 한정돼 있지만 크리스티안 하몬드 내러티브 사이언스 최고기술책임자는 2017년에는 컴퓨터가 퓰리처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2030년에 기사 90%를 인공지능이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무 성격이 정형적이고 반복적인 일일수록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숙련직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 분명한데 숙련직은 고용 비중도 크고 임금 수준도 높아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경제적 효과가 커서 도입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다.

 

그러나 사람들과 직접 대면해야 하고 관계 형성이 필요한 직업은 기계로 대체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요리사, 이발사, 승무원, 코디네이터는 고객과 대면이 필수이고 손재주, 감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서비스직으로 이는 로봇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거 산업시대의 도농격차’, 정보사회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처럼 로봇 활용도에 따라로보틱스 디바이드라는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왓슨과 알파고에서 보았듯이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라는 뜻이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차세대 노동자들을 육성하는 데 미흡하다는 평가다. 인터넷 사회학자인 하워드 레인골드는로봇이 인간을 위해 남겨둘 일자리는 사고와 지식을 요하는 직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학생들을 줄 세워 앉혀 놓고 수업 내용을 암기하라고 가르친다. 이는 20세기형 공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는 시스템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노동의 개념이 다음 10년 동안 크게 변화할 전망인데 일은 덜 힘들어지고 여가시간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구글의 책임이코노미스트인 할 배리언은 미래에는 일자리가 줄어들어 노동과 여가가 좀더 적절하게 분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따분하고 반복적이고 즐겁지 않은 노동이 사라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에 대한 개념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래 일자리의 상당수를 로봇이나 디지털 대행자가 떠맡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이 올 경우 노동과 고용의 개념을 재정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 전문가인 밥 프랭크스톤은일자리 개념을 부의 분배 수단으로 진화시켜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ETF 멤버인 팀 브레이는가족 부양을 위해 전통적인 전일 고용시장에 뛰어들 필요가 있는 인구 비율은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은 고용을 둘러싼 사회계약을 재구성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10년 후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상당 수 대체할 것이고 다만 그것을 준비하는 인간의 생각과 노력이 앞에 예측한 모든 것들을 유효하게 만들 수도 있고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인간 일자리 대체 문제는 결국 우리 인간의 문제이다.      ◆


 

(참고자료)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 사회 변화”, R&D InI 04, 김윤정 박사

“인공지능과 일자리의 미래”, 이민화교수(한국과학기술원), 한국노동연구원 국제노동 브리프, 2016년 6월호

“[과학 핫이슈] 인공지능 발달과 일자리의 미래”, 전자신문 송혜영기자

“10년 후 로봇은 사람 일자리 장악할까” 한겨레신문, 곽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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