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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과 쉬어가는 여유,

시흥 늠내길 1코스 숲길

시청옥녀봉군자봉진덕사능곡동선사유적공원시청


   그 명칭에서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골고루 지니고 있는 시흥의 늠내길은 인공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 길이다.

 

   늠내길이란 이름은 시흥의 옛지명을 우리말로 풀이한 것으로 “뻗어 나가는 땅”, “넓은 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또 고구려 시대의 지명인 잉벌노(仍伐奴)란 이름의 당시 표현인 늠내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늠내에는 씩씩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생명도시 시흥의 늠름한 기상과 은근하게 뿜어내는 아름다운 자연의 향내가 묻어나는 도시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총 4코스로 이루어진 시흥 늠내길 중 오늘은 그 스타트점에 있는 제 1코스, 숲길을 걸어본다.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역시 적당한 높이의 ?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시원하다. 이 길은 길이는 좀 되지만 가파르지 않아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고 때로는 천천히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시작은 시흥시 행정부의 중심, 시흥시청에서 한다. 시청을 출발해 군자봉, 진덕사, 선사유적공원을 거쳐 시흥시청으로 되돌아오는 13㎞의 길이며 완주하는데 약 5~6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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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내내 보이는 군자봉은 시흥시의 대표적 봉우리

 

   1코스 숲길을 걸으며 늘 느끼는 거지만 주말인데도 이 길은 참 한가하다. 그만큼 걷는 사람들이 없다. 몰라서일까? 막연히 수도권에서 멀다는 선입견때문일까? 한 번 걸어본 사람들은 꼭 다시 걷는다. 바로 나처럼.

 

   시흥시청 무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정문으로 나와 왼편 횡단보도건너 늠내길 안내판이 있는 들머리로 들어선다. 처음 약간의 오르막 계단이 나타나지만 염려할 일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길이는 질지만 오르기 힘든 가파름은 거의 없다. 혹 살짝 가파른 길이 있어도 금방 오를 수 있는 정도이다. 오르자마자 바로 숲길로 들어선다. 기분좋게 생각에 잠겨 걸을 수 있는 편한 길이 길손을 맞는다. 얼마걷지 않아 첫 옥녀봉에 다다른다. 아득한 옛날 옥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이 산 밑에 잇는 삼신우물에서 목욕을 했다는 전설을 지닌 곳으로 리기다소나무와 참나무, 아까시들이 관목류와 어우러져 있는 아기자기한 봉우리이다.

 

    옥녀봉을 지난 너늘들고개를 지나면 금방 작고개 삼거리에 도달한다. 작고개를 지나 다음 목표는 걷는 길 내내 보이는 군자봉이다. 조선시대 6대 임금인 단종이 현덕왕후의 묘소를 참배하러 가다가 이 산의 생김이 마치 연꽃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지어진 군자봉. 이 봉에서는 매년 10월 3일 군자봉성황제가 열린다. 1코스의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군자봉에 오르려면 오르막 게단을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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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봉 정자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이제 다시 진덕사를 향해 다음 걸음을 옮긴다. 또 다시 편안한 흙 숲길이 이어진다. 어느 정도를 걸었을까 바로 앞에 길은 끊어지고 시흥과 안산을 연결하는 시흥대로 8차선 대로가 길을 가로막는다. 이 대로의 건널목을 건너 진덕사 진입 아스팔트길로 들어선다.

 

   꽤 긴 아스팔트길을 걸어들어가니 한창 공사중인 진덕사 대웅전이 보인다. 시흥시 능곡동에 위치한 진덕사(眞德寺)는 일주문도 없고 고려시대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 그 연혁이 전하지 않아 역사를 알 수 없으며 언제 폐사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1940년 절터에서 조선말기의 석조약사불좌상이 출토되었고 이를 봉안하기 위해 절을 다시 세웠다. 약사전과 삼성각, 요사 등이 대웅전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는데 대웅전을 제외한 건물들은 오래되어 허름해 최근에 다시 축조 공사를 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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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덕사를 지나 다시 길을 오르는데 공사중이라 예전 길을 우회해 길을 다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다시 숲길로 들어서 진덕사에 받은 기운으로 명상의 길을 간다. 어느 정도 길을 걸을 즈음 다시 능곡동 마을 아스팔트 길로 들어서야 한다. 여기서 원래의 길은 풍광좋은 잣나무 숲길을 걸어야 하는데 지금은 막혀있어 능곡동 동네를 둘러 다음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길손들을 위해 길을 열어 주었는데 문중 묘가 있는 개인 소유의 땅을 너무 함부로 훼손해 부득이 길을 막았다고 하닌 아쉽기 그지없다. 예전 걸었던 기억으로는 이 구간이 어찌보면 하일라이트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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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잣나무술길을 지나면 수압봉을 지나 이제 마지막 구간인 선사유적공원에 도착한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선사유적공원은 아이들의 현장체험 학습장소로 그만이다. 선사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공원에서는 신석기수혈 주거지 26기, 청동기 주거지 6기, 석실묘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선사유적공원 우측으로 이제 출발했던 시흥시청 방면 장현천으로 대로를 걸어 한창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공사장을 돌아 시흥시청 날머리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다섯시간이 넘는 길을 걸어왔지만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걷기 난이도는 적당한 중간쯤. 편안하게 생각을 즐기며 걷기 좋은 길이다. 올 가을 단풍들 때 꼭 와야 할 숲길 리스트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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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내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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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청 가는법

○ 자가용 : 네비게이션(시흥시 장현동 300번지)

○ 전 철 : 소사역에서 남부출구를 나와서 63,63-1번 탑승(40분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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