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
-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전문의 김희주 교수 -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바닷가 모래사장이나 워터파크 등의 수영장 등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때 곰팡이 균이 번식하기 좋은 해변가를 맨발로 걷거나, 함께 쓰는 수영장의 발매트 등을 사용하면서 무좀균에 쉽게 노출 될 수 있습니다.
무좀에 대한 궁굼증을 가천대길병원 피부과 전문의 김희주 교수님과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Q. 무좀은 어떤 질병이며, 원인은 무엇인가요?
A. 백선증은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 사상균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의 얕은 감염을 가리키는 말로, 이중 무좀은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발생하는 발 백선과 손발톱의 감염증인 손발톱 백선증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말입니다.
Q. 무좀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또한 가장 흔한 증상은 무엇인가요?
A. 발 무좀의 경우, 발가락 사이에 발생하는 지간형이 가장 흔한 형태로, 네번째와 다섯번째 발가락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발 구조상 항상 닫혀있는 구조이므로 온도와 습도가 높아 백선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입니다. 발가락 사이 피부가 희게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면서 건조되면 각질이 생기고, 양쪽 발가락과 발바닥까지 퍼지기도 하며, 가려움증, 불쾌한 발냄새도 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이차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발바닥이나 발 옆에 잔물집이 생기고 서로 합쳐지면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생기는 잔물집형이 있는데, 물집이 생길 때 심하게 가렵습니다. 또한 다른 증상보다 각질 형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각질형의 경우, 전반적으로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증상만 생기고 자각증상이 별로 없어 만성적으로 경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서로 복합적으로 나타나 명백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으며, 단순히 습진으로 생각하고 환자가 자가 습진치료 (습진연고 도포 등)를 하는 경우 일시적으로 임상 증상은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곰팡이균의 증식이 일어나게 되기도 합니다.
손발톱 무좀은 손발톱변형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는 하지만 손발톱 변형의 절반 정도만이 무좀에 의한 변화입니다. 무좀의 경우, 손발톱이 흰색 내지 황갈색을 띠고, 손발톱 밑의 각질이 많이 생기며, 색이 혼탁해지고 광택을 잃고 더 진행되면 부스러지기도 합니다.
Q. 무좀을 진단하는 방법이 있나요?
A. 발이나 손발톱에 생긴 병변 중 실제로는 무좀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진균검사를 통해 확진한 후 치료해야 합니다. 펴바른표본검사 (KOH 검사)가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검사방법으로 외래에서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좀이 의심되는 부분의 각질, 물집의 상층을 긁어서 KOH용액으로 각질을 녹인 후 현미경 하에서 진균의 균사와 포자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으로, 균종을 구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25% 정도는 진균이 있어도 확인되지 않는 거짓음성의 확률이 있으므로, 무좀이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복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진균 배양 검사는 곰팡이의 균종까지 구분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항진균제에 치료가 잘 되지 않거나 임상증상이 비특이적인 경우 항진균제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주간의 배양기간이 필요하고 KOH 검사에 비해 양성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어 모든 무좀에서 시행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Q. 무좀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A. 발 무좀의 경우 병변이 심하지 않으면 항진균제를 병변과 주변부 피부에 1일 2회정도 도포하고, 각질이 심한 경우, 살리실산이나 요소 (유리아) 연고를 사용하여 각질을 줄이는 것이 약제의 흡수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국소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경구약제를 6-12주간 복용할 수 있습니다. 손발톱 무좀의 경우는 국소치료제의 효과가 발 무좀에 비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경구 약제를 투약하는 것이 원칙이고, 국소 도포제를 병용하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손톱무좀에는 2개월, 발톱무좀은 3개월정도 투약을 지속하는데 이트라코나졸은 지속요법 외에도 1주간 약제를 복용하고 3주는 쉬는 방식으로 3개월을 투약하는 주기요법이 이용되기도 합니다. 항진균제는 다른 약제와 상호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에 복용하는 약제가 있으면 반드시 피부과 선생님에게 알려주셔야 하며, 일부의 경우는 병용할 수 없어 국소 도포제만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드물지만 간독성이 있을 수 있어 주기적으로 간 기능검사가 필요하고,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에 따라 경구 약제의 복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무좀은 치료를 꼭 해야 하나요? 치료하지 않으면 무좀으로 인해 비롯되는 질환들이 있나요?
A. 무좀은 그 자체로 위험한 병은 아니지만,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고, 환자 본인의 신체 다른 부위로 진균 감염이 옮겨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만성적이던 무좀이 갑자기 악화되어 급성 염증이 생기거나, 발백선이 심한데 대하여 손에 반응성 습진 병변이 생기는 백선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려움이 동반되는 경우 긁어서 2차 병소가 생기거나 이차 감염으로 인해 봉와직염으로 진행하여 장기간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이 생길 수 있고, 림프관염이나 림프절염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당뇨가 있는 환자의 경우는 무좀 치료가 상대적으로 더디고 염증이 쉽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손발톱백선증은 진균을 다른 부위로 전파시킬 수 있는 병원소가 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합니다.
Q.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 알려진 민간요법들이 효과가 있나요?
A. 무좀과 관련된 대표적인 민간요법이 식초 희석물에 담그거나 마늘즙을 바르는 것입니다. 식초를 희석하면 약산성이 되어 피부 세정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을 정도의 농도에서는 진균을 억제할 수 없고, 식초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자극피부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늘즙 역시 자극이 매우 심하여, 마늘즙을 바르고나서 가렵고 따갑고 심하면 진물이 나는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민간요법으로 자가 치료하는 경우, 진균인지 여부를 모르고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환자의 병변이 무좀이 아닐 가능성도 높습니다.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Q.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점에는 무엇이 있나요?
A. 무좀은 곰팡이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므로 전염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발무좀이 있는 사람과 신발 (화장실 슬리퍼 등)을 함께 신는 것이나 불특정 다수가 슬리퍼 등을 공유하는 것, 손발톱 무좀이 있는 사람과 손톱깎이를 공유하는 등의 행동을 주의해야 합니다. 곰팡이균은 덥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발에 땀이 차고 더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거나 여러 켤레의 신발을 번갈아 신어 신발이 완전히 마를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땀에 젖은 양말을 갈아 신거나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부과
김희주 교수
· 학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박사
· 경력
고려대학교 의료원 피부과 전공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임상 강사
· 연수
미국 Rockefeller University 피부과 연수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피부과 연수
· 자격취득
피부과 전문의
출처 : 가천대길병원 전문의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