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있는 풍경
어머니는 오늘도 물 빠지기만 기다리셨다
어릴 적 어머니 손은 늘 갈라져 있었다.
보는 내가 시릴 정도로 아팠는데 정작 본인은 아프지 않다고 하셨다.
기가 막히게 썰물 때를 알아 갯벌로 나가셨고 허리가 아파도 몇 번을 아팠을 시간 즈음
썰물 때에 맞춰 허리를 한 번 피시고 나오셨다.
조개를 캐는 일이 끝나면 작은 손 칼을 들고 쓱쓱 조개를 갈라 살만 도려내셨다.
그리고는 또 그 조개살을 이고 장에 나가 파셨다.
그렇게 판 돈으로 우리 남매는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이제 머리가 희어가는 나이가 되니 어머니의 바다를 알게 되었다.
오늘도 저 물 빠진 갯벌 사람들 속 어딘가에 어머니가 있을 거 같다.
그렇게 마음으로만 그리는 어머니는 이제 집에서 나가지 못하신다.
아직도 갯벌에는 조개가 저리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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