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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

경세의 대가 34인의 서재 탐방

리더의 서재에서”, 윤승용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구로꿈나무어린이도서관 최보기 관장은 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하는 전문 북 칼럼니스트로 여러 신문과 잡지에 ‘최보기의 책보기’라는 이름으로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한 서평 모음집 ‘놓치기 아까운 젊은 날의 책들’과 에세이집 ‘거금도 연가’를 낸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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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소개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주인공들 역시 이덕무나 김득신에 못지않은 간서치가 많았다. 하지만 이분들 역시 독서와 경영 혹은 독서와 경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멀티 태스킹을 훌륭하게 해내는 남다른 노력을 경주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도 바로 이것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책과 인문학을 생활의 일부로 반려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동시에 아우르는 열정과 부지런함을 겸비하고 있었다.”고 경세의 대가 34인의 서재를 탐방한 ‘리더의 서재에서’ 저자 윤승용은 말한다.


저자가 만난 34인은 이름 석자만 대도 ‘아, 이사람’ 할 만한 이들도 있고 ‘관할구역’에서는 명망가이나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이들도 있다. 대략 고도원, 공병호, 김경집, 김윤주, 남재희, 박원순, 박종구, 염태영, 유순신, 유종필, 이만열, 이석연, 이한우, 한승헌, 허구연 등등이다. 이들의 서재를 일일이 취재한 저자는 한국일보 출신의 언론인으로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돼 대통령 홍보수석과 대변인 등을 거쳤고 현재는 서울중부기술교육원 원장으로 있다. 굳이 인물들과 프로필을 나열하는 이유는 ‘만날 만한 사람들을 만날 만한 사람이 만났다’는 것에서 이 책의 무게가 가볍지 않음을 밝히려는 의도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로부터 우리가 배울 것은 어부 산티아고의 집요한 승부근성 이전에 자신의 존재가치에 몰입하는 인간의 존엄성이다. 그렇다. 내가 읽고 싶은 나의 책들도 쌓여있고 내가 살아온 삶 또한 저들의 삶에 비해 뒤지지 않은 터에 ‘저들의 서재’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맞는 말이다. 다른 이들이 서재에 어떤 책들을 꽂아두었던 그건 그들의 서재일 뿐, 단 한 권의 책이 꽂혀있더라도 나에겐 나의 서재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의 서재에서’를 읽어볼 만한 가치는 무엇일까.


김윤주 군포시장은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다. 그의 시정 제 1목표는 ‘책 읽는 군포’다. 그런 이유는 그에게 책(독서)에 대한 남다른 확신이 있어서다. 김윤주는 경북 예천의 산골마을에서 7남매의 맏이로 태어났는데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마침 이웃에 사는 외삼촌의 조그만 책방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농사일을 도우면서도 밤이면 외삼촌 책방에서 책을 읽었다. 중학교 진학이 좌절된 후에는 책방의 일손을 도우며 서가의 책을 모조리 읽어 젖히는 것으로 그 한을 삭였다. 책방의 모든 책을 독파하자 소년에게 인생과 세상의 창문이 열렸다. 김윤주 시장은 ‘책 속에 길이 있음'을 몸으로 터득했던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유리시즈’를 극찬하는 작가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실제로는 그 책을 읽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동양권에서 ‘삼국지’가 그렇듯이 읽지 않았지만 그 책 정도는 읽었다고 해야, 아주 좋다고 해야 체면이 서는 촌극은 늘상 있는 일이다. 동서양을 망라해 그런 책들 중 하나가 크레타섬 출신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다.


필자는 지금 ‘그리스인 조르바’를 두 번째 정독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리더의 서재에서’의 많은 출연자들 역시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들었다. 그 중 그리스 신화의 대가 유재원 박사와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심지어 김상근 교수는 “20대에 읽었던 최고의 책으로 자유로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책을 읽다가 숨이 가쁠 정도로 가슴이 벅차올라, 연세대학교 야구장에 가서 무작정 뛰었던 기억이 난다”고까지 했다.


‘아니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그렇게까지?’란 의문이 솟으며 순간 독서욕을 느꼈다. 더구나 명배우 앤소니 퀸이 주연한 영화 ‘희랍인 조르바’를 본 사람에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자면 도대체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끈기를 갖고 1차 정독을 했는데 ‘김상근’ 같은 ‘삘’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읽는 중이다.


그런데 다시 읽는 동안 색연필 칠하고 빨간펜으로 네모 치는 곳이 시나브로 늘어난다. 감히 신과 대결하는 인간 조르바의 자유의지, 스스로에게 몰입하는 인간의 존엄성이 읽히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라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에 감탄이 나오는 것이다.


내가 읽고 싶은, 나의 책들도 쌓여있는 마당에 굳이 ‘리더의 서재에서’를 읽으면 좋은 이유는 이렇듯 불굴의 독서욕구를 자극해서다. ‘책에 길이 있고 책에서 밥 나온다’는 확신을 갖게 해서다. 어디 밥만 나오겠는가? “책에는 희망, 꿈, 지혜, 미래까지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것이 김윤주 군포시장의 신앙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너무 들어서 이제 진부하다. 그럼에도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그 말을 찰떡같이 믿고서 우리는 오늘도 책과 함께 새파랗게 늙어가야 한다.


<목차>


- 서문: 경세의 대가가 된 간서치들을 만나다

- 아버지의 낡은 책에서 캐낸 보물 _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 배우기 위해 책을 쓴다 _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함께 책 읽는 가족들 _ 곽규홍 서울고검 검사

-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_ 김경집 인문학자
- 한국의 인문학 르네상스를 위하여 _ 김상근 연세대학교 신과대 교수
- 살아 있는 한 책을 읽어야 한다 _ 김수연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
- 책 읽기를 시정 목표로 내걸다 _ 김윤주 군포시장
- 행복한 회사의 행복한 책 읽기 _ 김종훈 한미글로벌 대표이사
- 미리 준비하지 않는 인생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_ 김희옥 전 동국대학교 총장
- 장서가, 다독가 그리고 풍류 _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 인생의 나침반이 된 두 권의 책 _ 노병천 한국전략리더십연구원 원장
- 훌륭한 리더(Leader)는 부지런한 리더(Reader) _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 유대인에게 배우다 _ 박재선 외교관
- 기술인이 인문학을 공부해야 할 이유 _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하다 _ 손욱 한국형리더십개발원 이사장
- 인문학 중심 도시의 비전 _ 염태영 수원시장
- 행복은 책 읽기로부터 _ 오종남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 헤드헌터는 책을 읽는 인재를 원한다 _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 신화와 언어의 세계를 만나다 _ 유재원 세계문자연구소 공동대표
- 지식 복지로 나아가는 책 읽기 _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 사람이라는 이름의 책 _ 유태우 닥터 U와 함께 몸맘삶훈련원장
- 사무라이를 아는 서양인들, 왜 선비는 모를까? _ 이만열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 맛있고 놀랍고 기쁜 독서 _ 이석연 변호사
- 나는 원고지에 쓴다 _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 책에 대해 궁금하거든 로쟈에게 물어보라 _ 이현우 서평 블로거
- 책의 감동이 이어진 새로운 삶 _ 이호순 허브나라 원장
- 경영 혁신, 역사책에서 답을 찾다 _ 임용한 KJ&M 인문경영연구원 대표
- 책을 통해 인간과 경영의 관계를 알다 _ 장만기 한국인간개발연구원 회장
- 행복한 경영을 위한 독서 _ 조영탁 ㈜휴넷 대표이사
- 독서는 미래를 디자인하는 힘 _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 공독, 백독하면 인생 후반전 걱정 없다 _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 나는 ‘책 변호인’이었다 _ 한승헌 변호사o사법개혁추진위원장
- 모든 스포츠에는 공부가 필요하다 _ 허구연 야구 행정가
- 시인처럼 생각하면 창조 경영이 보인다 _ 황인원 문학경영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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