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 세계는 커다란 변화의 격동 시기였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IT가 핵심 동인으로 작용했다. 미래사회에도 IT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인데 사회전반 인프라 구축의 중심축으로 다른 영역과의 융합 등을 통해 사회적 과제들을 해결해 갈 것이다. 이번 기획연재를 통해 미래변화를 사회와 기술측면에서 조명하고 예측해 보자. 이번 호에는 그 아홉 번째로 Humanoid Robot 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끝나고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과 딥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속속 등장하면서 노인들 생활 지원, 극한 작업 등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보조자, 지원자로서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 불과 30~40년전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가능해 지고 있으며 과학적인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이다.
위의 동영상에서 보듯이 인간이 생각하듯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해결하며 적당한 대처를 할 수 있고 실수를 하면 이를 학습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계단, 경사진 도로, 울퉁불퉁한 길 모두 막힘없이 갈 수 있는 인간 같은 로봇이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미 우리는 많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이러한 로봇을 보았으며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고령화 사회를 책임질 휴머노이드 로봇, Aldebaran사의 Romeo가 등장해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프랑스 인구 고령화에 따른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 확대가 예상될 정도이다. 아직까지는 현실에서 보다 영화 속에서 익숙한 로봇은 휴머노이드,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humanoid)는 어떤 로봇일까? 휴머노이드(humanoid)는 팔, 다리 등 인간의 신체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을 대신하거나 인간과 협력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로봇이다. 사람을 대신하고 협력하려면 사람과 같은 인식 기능, 운동기능 구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장 고난도의 지능형 로봇이라 할 수 있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기에는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일부 기능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사람 같은 로봇의 등장은 먼 일도 아니다.
휴머노이드의 발전사를 보면 이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끼게 한다. 로봇 강국 일본이 이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두 발로 걷는 최초의 휴머노이드가 일본 작품이다. 1973년 일본 와세다 가토 이치로교수팀이 개발한 와봇 1(WABOT-1)은 두 발로 걷을 수는 있었으나 머뭇거리며 겨우 몇 걸음 떼는 정도였고 미리 입력된 간단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1984년에는 파이프오르간 연주용으로 만들어진 와봇 2(WABOT-2)는 악보를 읽고 페달을 밟으며 건반을 치는 등 더 발전하였다.
1996년 일본의 혼다사가 발표한 ‘P-2’ 이후 휴머노이드는 획기적 발전한다. 이전의 로봇들은 전력시스템, 모터 드라이버 등 핵심 부품이 외부에 있어 사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P-2는 내장형으로 바뀌어 내장형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여는 뜻깊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 로봇은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간적 외모는 물론이고 계단 오르내리기, 곡선보행 등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이후 혼다사는 그 유명한 아시모(ASIMO)를 2000년 발표했는데 이 휴머노이드 로봇은 약 30개의 호출신호를 알아듣고 반응하며 사람의 얼굴이나 음성까지도 인식했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있다. ‘휴보(HUBO)’가 그것인데 2004년 12월 한국과학기술원 오준호 교수팀이 외부의 소리와 사물을 인지하고, 장애물을 피해 걷고, 다섯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여 가위바위보를 하고, 가벼운 춤을 출 정도로 부드러운 동작을 구현했다.
2005년 11월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얼굴 모습을 한 ‘알버트 휴보’가 발표되었고 2006년에는 국내 최초의 여성 인조인간 로봇 에버원(Ever-1)과 연예인 로봇 에버투-뮤즈(Ever-2 Muse)도 등장했다.



오사카대가 개발한 Ripliee-Q1
(출처: IT & Future Strategy 2011. 6, 한국정보화진흥원)
휴머노이드 로봇이 날로 완전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사람을 대체하기까지는 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렇다고 그리 먼 길도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실제로 고령화 사회를 책임질 휴머노이드 로봇의 선두주자인 알데바란(Aldebaran)사는 인간의 웰빙을 위한 로봇을 제작하는 회사로 프랑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설립됐는데 3년간의 연구 끝에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인 Nao, Romeo (대학, 연구기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교육과 연구를 위해 쓰이고 있음)를 개발했다. 이 휴머노이드 로봇은 58cm 신장으로 2008년 이후 5,000개 이상이 판매된 인기 제품으로 프랑스 유력 경제일간지 Les Echos가 선정한 유럽 3대 휴머노이드 로봇 중 두 대가 알데바란사의 로봇일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알데바란 사의 최종 목표는 값싸고 친숙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중화하는 것이며 로봇이 고령 인구나 몸이 불편한 사람과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Le Figaro는 Nao, Romeo 가 미래에 고령 인구의 진정한 친구로 여겨질 것이며 일상생활을 동반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는데 Romeo는 걷는 것,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 3D로 보는 것, 문을 열고 테이블 위에 물건을 놓는 것, 짧은 대화,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 등이 가능하며 이 모든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신장 140㎝, 무게 40㎏의 탄소와 고무섬유로 제작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인구 고령화는 노동인구 감소로 성장 잠재력이 둔화되고 기업과 개인에게는 사회분담금 부담을 안겨주는 등 결국은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게 되는데 사람과 유사한 외형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을 돕거나 인간과 협력하는 등 노인을 보조할 수 있어 그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도 현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오는 2030년에는 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 비중이 24.3%, 2040년에는 32.3%로 급증해 우리나라 로봇산업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무선 인터넷 등 원격 통신 환경이 이미 잘 갖추어져 있어 스마트폰 등 원격 기기를 통한 로봇 분야의 발전이 당연시 되고 있다.
한편 의료분야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는데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USC)에서 자폐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밴디트(bandit)는 초기 실험결과, 5~9세의 자폐아 1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자폐아들은 평균 5분 동안 밴디트와 상호작용을 했다. 또한 실험 이후 상당수 아이들에게서 사회성과 언어력 향상이 나타났다.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로봇의 단순한 행동 패턴에서 원인을 찾는다.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없는 자폐아들은 그런 환경에 처해지는 것을 꺼려 세상과의 문을 닫아버리는데 일정한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로봇은 그만큼 예측도 쉬워 한층 편안하게 상호작용함으로써 자폐증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계시각, 신호처리기술 등 현대 로봇기술을 총동원해 자폐아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섬세한 대응능력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휴보(HUBO= Humanoid + Robot)는 2004년 1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팀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으로 키 120cm, 몸무게 55kg, 35㎝의 보폭으로 1분에 65걸음(시속 1.25㎞)을 걸을 수 있다. 2002년 1월 인간형 로봇 개발을 시작, 2002년 8월 국내 첫 인간형 로봇인 KHR-1의 몸체를 만들고 2003년 1월에는 KHR-1을 걷게 하였다. 이어 2003년 12월 KHR-2의 몸체를 제작하였고 2004년 8월 KHR-2는 줄을 끊고 걷기 시작했다. 이 KHR-2를 발전시켜 내놓은 모델이 휴보이다. 41개의 전동기(모터)를 갖고 있어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으며 균형도 잡을수 있으며 따로 움직이는 손가락으로 가위 바위 보도 할 수 있다. 인간과 블루스도 출 수 있으며 손목에 실리는 힘을 감지하여 악수할 때 적당한 힘으로 손을 아래위로 흔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지능형 로봇(Smart Robot)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의 외형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소위 3D라 불리는 극한의 작업 환경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가사일을 대신하는 등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시바 소비자가전전시회에 선보인 게이샤 로봇 ‘지히라 아이코’
일본 도시바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선보인 게이샤 로봇 ‘지히라 아이코’는 노래와 대화가 가능하다. 지히라 아이코의 장점은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인데 도시바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인간과의 소통 실현”이 개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안전한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삶의 미래연구소(FLI)에 10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삶의 미래연구소는 인공지능을 인간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개발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인데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우리에게 가장 큰 존재론적 위협은 아마도 인공지능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 개발이 인류 멸망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킹은 지난해 12월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은 스스로를 개량하고 도약할 수 있는 반면, 인간은 생물학적 진화 속도가 늦어 인공지능과 경쟁할 수 없고 대체되고 말 것”이라고 경계했다. ◆
(참고자료)
“진화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www.reseat.re.kr . 전문연구위원 박장선
“미래사회 메가트렌드로 본 10대 미래기술 전망”, IT & Future Strategy 2011. 6, 한국정보화진흥원 국가정보화기획단 정보화전략연구부 김정미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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