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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s

 -‘독창성’, 좀 더 진부한 말로는 ‘창의력’

-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구로꿈나무어린이도서관 최보기 관장은 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하는 전문 북 칼럼니스트로 여러 신문과 잡지에 ‘최보기의 책보기’라는 이름으로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한 서평 모음집 ‘놓치기 아까운 젊은 날의 책들’과 에세이집 ‘거금도 연가’를 낸 작가이기도 하다.

 

     장기판을 내려다 보며 훈수를 두는 사람이 실제 장기를 두는 사람보다 실력이 뒤지는데도 훈수가 가능한 것은 중립적 입장에서 장기판을 내려다보기 때문이기는 하다. 그러나, 훈수 두는 사람의 결정적 ‘강점’은 그 판의 승부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컨설팅’이나 ‘예측’이 그렇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대로 ‘숲과 나무를 완벽하게 꿸 수 없다’는 불안함이 전문가를 초빙해 자신의 진단을 의뢰하는 것인데 전문가의 ‘강점’ 역시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는 주변의 훈수는 훈수로서 참고만 할 뿐 ‘액션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당사자에게 있다는 것을 유념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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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의미에서는 결과의 사후 분석과 연구 등의 ‘사례’에 치중하는 자기계발서나 경제/경영/마케팅 성공 사례를 다룬 책들 역시 마찬가지다. ‘성공 사례’는 어떤 경우에도 100% 맞아떨어지는 자연과학법칙이 아니므로 사람, 기업, 상황에 따라 해석을 잘 해야지 ‘무조건적으로 신봉’할 필요가 없다. 껌과 철판이 반죽부터 완제품까지 생산공정이 비슷하다고 롯데제과와 포스코가 같을 수는 없으니까.

 

     다만 이런 책들의 분명한 순기능은 ‘나무를 보되 숲을 보지 못해, 숲은 보되 나무를 보지 못해, 뭔가 문제가 있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기는 한데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 답답한 사람에게 ‘문제,원인, 해결책’을 상당히 유의미하게 ‘제시’할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계발서를 옆구리에 끼고 사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필시 그는 ‘제시’를 ‘실행’으로 옮기지 않거나, 못함이 분명하다.

 

      “오리지널스 Originals”는 ‘독창성’, 좀 더 진부한 말로는 ‘창의력’을 말한다. 독창성(창의력)으로 남다른 성취를 이뤄낸 경우 반드시 그 ‘이유’가 존재한다. 이건 진리다. 팥 심은 데 팥 나고, 콩 심은 데 콩 나고, 핑계 없는 무덤 없는 법이므로 진리다. 독창성의 열쇠는 ‘호기심’이다. 이는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최진석 교수도 입에 침이 마르게 강조하는 바다.

 

     일단 현재 당신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검색프로그램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인가, 아니면 크롬인가? 당신은 주로 핸드폰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을 쓰는가, 아니면 바이버나 인스타그램까지도 쓰는가? 당연히 후자인 사람들이 이직횟수나 근속년수에 상관없이 능력도 뛰어나고 창의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왜? 그만큼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 역시 자기 영역만 죽어라 파는 사람보다 미술, 음악 등에도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 더 많았다.

 

미국의 ‘사인펠드’라는 시트콤은 기획과 시험방송 단계에서 임직원과 전문가, 시청자들 모두가 안된다고 했지만 끝까지 밀어붙여 결국에는 대히트를 쳤다. “(출연자들)과 나는 찰떡궁합이었다. 우리는 시트콤을 만들 때, 깨지 말아야 할 불문율이 뭔지조차도 몰랐다”라는 제작자의 말이 대박의 이유다.

 

베이비루스나 행크아론이 홈런왕이 된 것은 그만큼 배트를 많이 휘둘렀기 때문이다. 이 둘은 3타석 중 한 타석은 홈런을, 두 타석은 삼진아웃을 당했다. 왕자가 안 나타나면 나타날 때까지 개구리에게 입을 맞추는 것도 독창적 문제해결의 한 방법이다. ‘이쑤시개로 코끼리를 죽이는 방법’ 중에 ‘죽을 때까지 찌른다’가 있는 것처럼.

 

      ‘브루터스, 너마저!’를 외치며 암살당했던 카이사르의 유언장이 공개되자 로마시민들은 깜짝 놀랐다. 18세의 ‘듣보잡’ 청년으로 병약하기까지 했던 옥타비아누스가 후계자로 지명됐던 것이다.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될 청년과 그의 오른팔이 돼줄 소년 장군 아그리파를 일찌감치 알아본 카이사르의 통찰력이 놀랍기 그지없다.

 

     그렇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넘치고 넘친다. 관건은 카이사르처럼 ‘간파하는 능력’이다. 당신은 그 아이디어를 간파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인가? 이때의 ‘사람’이란 ‘학생, 부모, 자영업자, 직원, 임원, 사장, 대통령’ 모두가 포함된다.

 

     마구간의 어떤 말이 제 아무리 천리마라도 천재 감별사 백락의 눈에 띄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오리지널스’로 돌아가자. 세유백락연후유천리마(世有伯樂然後有千里馬)!

 

<목차>

서문_


1장 창조적 파괴: 순리를 거스르는 위험한 일

현상(現狀)에 의문을 품기 | 성공의 두 얼굴 | 적합한 자질 | 위험은 주식포트폴리오처럼 관리하라

 

2장 눈먼 열정에서 벗어나기: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알아보는 비결

창의성이라는 외줄 타기 | 왕자를 찾을 때까지 개구리에게 입맞춤하기 | 현상의 포로와 편협한 선호도 | 경험은 양날의 칼 | 직관의 폐해 : 스티브 잡스의 오판 | 열정이라는 함정 | 아이디어 선별에 필요한 시력 교정 렌즈

 

3장 위험을 무릅쓰다: 진언(進言)하기

권력은 지위로부터 나온다 | 단점을 내세우기: 사릭 효과 | 낯설면 거부감을 느낀다 | 몸이 떠나기에 앞서 마음이 떠난다면 | 여성으로서 이중 소수자로서 목소리 내기 | 가지 않은 길

 

4장 서두르면 바보: 시기포착, 전략적인 지연, 그리고 선발주자의 불리함

또 다른 다빈치코드 | 미루기의 효과 |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 개척자와 정착자 | 창의성의 생애주기: 참신한 천재와 노련한 거장

 

5장 최적의 균형점과 트로이의 목마: 연대를 결성하고 유지하기

사소한 차이를 버리지 못하는 아집 | 온건한 과격파와 트로이 목마 | 친적(親敵)보다 적(敵)이 낫다 | 익숙할수록 호감이 간다 | 서부개척사 | 갈등을 넘어 연대와 협력의 길로

 

6장 이유 있는 반항: 형제자매, 부모, 정신적 스승이 독창성을 길러준다

타고난 반항아 | 적소(適所) 찾기`: 형제간 경쟁하지 않고 겨루기 | 처음에는 엄격

했지만 점점 지쳐가는 부모 | 설명의 위력 | 명사에 대한 호감: 명사가 동사보다 나은 이유 | 부모는 최적의 롤모델이 아닌 이유

 

7장 집단사고를 재고하라: 강력문화, 컬트, 악마의 변호인이라는 낭설

청사진에서 탈피하기 | 성장통: 헌신형 조직문화가 품은 양날의 칼 | 색다른 생각을 장려하는 문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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