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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세 번의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자주 사용하는 그림을 또 사용했습니다. 미국 캠브릿지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간에 어느 글자가 잘못 배열되어 있어도(예: 캠브지릿) 글자 하나하나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두뇌 속의 단어를 연상해 캠브릿지라고 제대로 읽는다는 내용입니다. 즉 기존 자기가 알고 인식하는 대로 보고 생각하고 읽기 때문에 글자가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문장의 주제와 뜻을 파악하고 이해를 합니다.

 

또 이런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같은 하버드 대학 지프교수(언어학)의 ’지프의 법칙(The Law of Zipf)’에 따르면 사람들이 쓰는 단어들을 사용 별 횟수로 순위를 매겨 보았더니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소수 단어와 아주 적은 횟수로 사용되는 대 다수의 단어들로 양분된 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했답니다. ‘and’ 나 ‘but’ 같은 단어는 매우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이렇게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자기가 아는 단어에 매우 집착과 사용성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치 내가 시계를 볼 때면 항상 4:44이나 1:11, 2:22 이라고 수없이 더 보았던 시간은 잊고 그렇다고 착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위의 두 예를 든 이유는 학습의 무서움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함 입니다. 즉 이해를 통한 교육이기보다는 교수의 일방향 주입식 교육에 따라 그냥 받아들이고 뇌에 주입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하기 보다 다 안다고 착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기계적인 딥러닝(deep learning)을 인간의 뇌에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이 기존의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다른 방법인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역진행 수업, 거꾸로 학습)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융합과 결합, 교차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사대를 맞아 딥러닝식의 교육 보다는 역발상이 필요한 플립러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칸 광고제의 2016년 타이틀이 광고라는 단어는 빠지고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라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창의의 페스티벌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출품된 수상작들을 보면 만약 설명이 없다면 기존의 생각으로는 전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비 니콜스’ 제작해 수상한 ‘상점 도둑들’이라는 이 광고는 리워드 앱 (보상형 앱, 돈 버는 앱)을 홍보하기 제작된 것입니다.(실제 도둑질 장면의 사람을 만화로 모자이크 해 가렸습니다)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상점들에 설치된 CCTV에 촬영된 도둑들의 범행 장면과 이들이 체포되는 장면을 그대로 활용해 코믹하게 보여주는 필름으로 광고 마지막에 “공짜가 좋다면 합법적으로 얻으세요”라면서 공짜 쿠폰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자사 앱을 설치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처럼 이제는 엉뚱하고 기존의 생각이나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줍니다.


플립러닝은 거꾸로 학습이라고도 불리는데 혼합형 학습의 한 형태로 정보기술을 활용해 수업에서 학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강의보다는 수강생과의 상호작용에 수업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는 교수학습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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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수업 방식은 오늘 가르친 내용을 복습하고 다음에 할 내용을 미리 알려주는 예습을 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가르친 내용을 숙지했다는 의미로 숙제를 내주고 학생들은 풀어 와야 했지요. 플립러닝 수업 방식은 더 이상 이런 방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수업에 앞서 제공하는 온라인 비디오를 통해 학습하고 실제 수업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자기가 한 내용에 문제풀이가 안되거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토론이나 지도로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플립러닝 수업에서 교수자는 학생들의 학습을 이끄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며 또한 학생들이 정보를 이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을 촉진시키는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수업의 효과는 학생들의 수업 중도 탈락률이 감소되며 학생들이 학습하게 되는 정보의 양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플립러닝 학습방식은 국내에도 이미 도입돼 많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플립러닝 학습방식에서 교수나 강사의 역할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나 수강생들이 풀어나가는 수업 과정을 ‘코치’해 주는 것으로 바뀝니다. DIY(Do it yourself) 개념의 학습법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부 임진혁교수가 학교에서 이미 실험한 방식에 따르면 자신이 학교에서 시행한 플립러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약 80%의 학생들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기존의 강의식 수업보다 플립러닝을 더 선호한다는 의미입니다. 플립 러닝을 통해 개별적으로 수업으로 교수와 급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문제풀이, 토론에 집중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플립 러닝이 활성화된다면 콘텐츠나 각자의 아이디어 공유가 늘어나고 이것을 DB화 해서 축적하고 다시 재활용의 순환과정을 통해 교육의 질 향상과 학생들의 능력도 배가되는 긍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 분명합니다.

 

과거 거꾸로 광고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피드 011' 광고가 있습니다. 한석규씨와 어느 스님이 거의 10초간 대나무를 걷는 두 사람의 모습만을 따라갑니다. 도시에서는 듣기 힘든 대나무 숲의 시원한 소리도 귀를 붙잡습니다. 총 30초 분량의 광고 시간 중 2/3인 19초가 지나서야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고 나비가 날아갑니다. 이후 한석규씨는 멋쩍은 듯이 동행하던 스님에게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이때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멘트로 광고가 끝이 납니다. 경쟁사들 보다 011을 많이 써야 한다고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꺼두고 쓰지 말라는 이 광고야말로 역발상으로 고객들의 생각에 KO 펀치를 날린 최고의 광고 메시지입니다.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가 심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시대가 더 심층화 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사고로는 고객의 눈과 귀 그리고 감정을 잡을 수 없습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크리에이티브는 플립러링을 하는 통해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입으로만 창의를 부르짖을 겁니까? 백년대계 교육이 바뀌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는 나오지 않습니다.

 

흔한 메시지로는 고객을 사로 잡을 수 없습니다. 누구나 하는 아이디어로는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이 이기는 아이디어는 교육현장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해야 하는 거꾸로의 학습의 결과입니다. 지식을 가르치려 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며 달을 보라고 해도 손가락만 보는 어리석은 결과만 가져옵니다. 이제 스스로 쌓아가는 지혜를 가르치는 역발상을 가르쳐야 합니다.

 

끝으로 역발상의 법칙(Weird Ideas That Work)이란 책에 나와 있는 저와 생각이 같은 몇 가지를 나열하며 마칩니다.


- 당신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고용하라

- 사람을 보지 말고 아이디어를 보라

-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을 주어라. 나태한 사람은 처벌하라

- 말도 안 되는 것을 생각해 내고 실행 계획을 세워라 

- 문제를 이미 해결한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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