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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연재/ 미래 사회변화와 IT(12) - 융합의학

거리,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융합의료 서비스 시대 개막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 세계는 커다란 변화의 격동 시기였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IT가 핵심 동인으로 작용했다. 미래사회에도 IT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인데 사회전반 인프라 구축의 중심축으로 다른 영역과의 융합 등을 통해 사회적 과제들을 해결해 갈 것이다. 이번 기획연재를 통해 미래변화를 사회와 기술측면에서 조명하고 예측해 보자. 이번 호에는 그 열 두 번째, 마지막 회로 융합의학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미래사회에는 IT를 연결고리로 생물학, 나노학, 로봇공학 등이 결합하는 융합의학이 발전해 거리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가 일반화 된다. IT를 통한 신체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은 물론 몸 속을 이동하는 나노 로봇, 원격수술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개념 의료서비스 영역이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융합의학에는 다음과 같은 서비스들이 있다.

①Tele-Audiology: 원격지의 청력 환자 등을 진료 및 치료하기 위한 원격 의료 서비스

②Tele-Surgery: 가상현실, 원격조정 로봇 등을 통해 환자를 원격으로 수술하는 서비스. 통신지연, 전력의 안정적 공급, 법적 책임 소재 등의 한계점 내포

③Tele-Trauma: 외상 전문가들이 원격으로 응급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

④Clinical Kiosks: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의사의 검사, 치료, 모니터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비


또한 융합의학의 다른 예로는 신체의 생리학적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의료 서비스로 Digital Plasters for Wireless Body Monitoring이 있다. 이 서비스는 혈당, 심전도, 산소레벨, 온도 등 생명을 유지하는 인체의 신호를 측정해 정기적으로 보건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착용성을 가진 무선 장비이다.


Smart Pills이라는 기술도 있는데 질병 치료를 위해 약의 복용 후 환자 몸의 생리학적 효과와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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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telemedicine)는 환자와 의사 또는 의사와 의사가 서로 직접 만나지 않고도 통신수단을 매개로 진단과 치료에 국한한 임상의료 서비스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또한 모든 형태의 건강 관리 서비스를 대상으로 할 때에는 보통 ‘원격 건강관리(telehealth)’라는 확장된 개념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론적으로 원격의료의 잠재력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외딴 지역에 자연재해가 발생해 전문의의 응급처치가 필요할 때, 노약자가 만성질환에 시달리면서도 병원에 자주 가기 힘들 때, 환자를 대형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도 근처 동네병원에서 전문의의 추가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원격의료서비스이다. 또한 암 진단과 같은 경우에 암전문의, 방사선전문의, 병리학자 등이 영상통신을 통해 동시에 진단과 치료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그 확장 가능성은 통신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무한하게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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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잠재력으로 인해 미국의 경우 많은 의과대학이 원격의료 또는 원격건강관리를 적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개발해 왔지만 1960년대 이래로 아직까지 현대적 의미의 원격의료는 정착하지 못한, 초기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원격의료의 적용을 위해서는 국가의 의료시스템 자체에 변화를 주어야 하지만 그런 변화를 적극 수용할 만큼 원격의료 자체의 시스템 발달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그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 또한 아직 미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 (세계보건기구WHO 진료지침의 약 90%가 코크란의 근거함)’에 따르면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한 결과에 비해서 원격의료의 혜택이 많거나 비용이 절감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왔고 2012년 노르웨이에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은 결과를 통합하여 분석한 자료도 역시 원격의료 서비스의 혜택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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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선진국인 미국 정부는 비영리 공공병원에만 원격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수긍할 수 있을 만큼 예상되는 잠재력과 장점은 많이 있으나 원격의료의 실제 효과를 분석한 그간의 자료들은 이렇게 아직 그 잠재력과 장점을 인정할 만큼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70년대 후반에 미국 항공우주국은 의료기관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에 고립되어 있는 미국 애리조나 주 인디안 보호지역에 이 기술을 활용해 원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로부터 우주 공간과 지상 사이라는 엄청난 거리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원격의료 기술이 지상에서도 거리의 장벽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원격의료라는 용어가 1970년대에 처음 쓰이기 시작한 데에는 이런 시대 배경이 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코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원격의료의 내용이나 형식, 방법 등이 아직 제대로 확립되지도, 정착되지 않았고 실험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과학적 근거만으로 원격의료의 유용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 동네의원과 대학병원 사이에 원격의료 시스템을 갖추어 동네의원에서 진단이 어려운 부분을 대학병원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진단을 내릴 때 환자가 굳이 대학병원에 가서 진단을 다시 받는 불편함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많이 갖추어져 충분한 평가자료가 있을 때만이 그 혜택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원격의료의 혜택은 그 나라의 의료시스템, 의료기관의 지리적 불균형 정도와 접근성, 원격의료로 전달되는 의료서비스의 내용과 형식, 원격의료와 관련된 기술 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국가가 지향하는 의료시스템의 방향과 이를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에 의해서 원격의료의 미래가 결정되는 면도 있다. 원격의료의 내용과 범위 그리고 서비스의 질과 혜택 정도가 국가에 따라서 차후에 다양한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상과 같은 점에서 현재 한국에서 논란이 되는 원격의료는 지금까지 으레 그래왔듯 전문 분야에 대한 정책을 전문가들의 투명한 논의와 협의과정 없이 정치적으로 결정하고서 논란이 되면 나중에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그것들에 대해 일방적 수용을 강요하는 행태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원격의료를 통한 의료서비스의 공공성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 원격의료를 빌미로 그 매개체인 통신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원격의료 자체를 위한 정책과 시스템의 개선에 대한 투명한 논의와 협의가 있을 수 없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통신 분야의 수익 창출과 공공의료가 충돌할 때 상업적 이유로 국가의 의료체계 자체까지 희생시킬 수 있음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을 만큼 비슷한 과정을 거친 과거 사례들이 그 증거이다.

 

현실적으로 도시와 시골 사이에 존재하는 병원과 의료진의 지리적 불균형, 지리적 장애가 있는 병원 간에 전문의들의 협진할 필요성, 병원 접근성이 낮은 노약자의 삶의 질과 관련된 통합의학의 실현, 의료비용의 절감 필요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원격의료는 어떠한 형태이건 미래에 중요한 의료서비스의 전달 방법 중 하나로 정착될 것이다. 다만 의료서비스를 전달하는 기존의 의료체계가 국가마다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의료서비스의 질과 양에도 차이를 보이듯이 원격의료도 역시 그 방법과 범위에서 국가마다 차이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원격의료의 문제는 채택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고 미래에 의료서비스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현재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떤 기반 설비 및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져나가야 하는가를 투명하게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에 더 가깝다고 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융합연구 정책센터 자료 발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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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향후 보건의료 서비스 수요도 변화되어 기존의 인적자원에 의존하던 방식이 아닌, 과학기술을 활용한 양질의 Care Work(돌봄 노동?돌봄 서비스) 형태를 출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Care Work의 광의의 정의는 노인, 만성질환자, 영유아, 장애인 등 보살핌을 필요한 사회구성원에 대한 서비스를 총칭한다.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노인에 대한 돌봄을 가족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려워진 점, 만성 질환자 수의 지속적인 증가 등은 공적 영역에서의 Care Work 수요를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한편 헬스케어 이슈는 국민 건강보험, 국가의 의료복지 및 재정문제와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생애 의료지출비용의 절반이 만 65세 이후에 지출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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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의 Care Work 전망, 김지희(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


미래의 care giver(아이나 병자를 돌보는 사람 또는 그런 직업)는 간호사나 간병인의 간호를 넘어 과학적으로 잘 고안된 의료기구나 시스템, 혹은 모니터링 기술을 통한 상시적 건강관리가 될 수도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care giving의 저변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며 특히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간호사의 도움을 받는 모델에서부터 상시적인 건강 체크를 보조해주는 모니터링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화될 전망이다.

 

Gerontechnology(gerontology(노년학, 노년연구)+technology의 합성어)는 노년층의 질병, 장애기간을 줄이고 심신기능의 증진과 자립생활을 도모하고자 과학기술을 적용한 것을 일컫는다. 앞으로 국민의 상당수를 차지할 노년의 삶이 단순한 연령증가에 따라 ‘연명하는 삶’이 아니라 ‘건강하고 즐거운 삶’이 되어야 하며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개인적 수준의 건강관리만으로는 부족하며 효과적인 정책적 지원 역시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사회의 Care Work 전망, 김지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 자료)


미래에는 의료에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적 정보를 총괄하는 DNA세트인 SNP Chip이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끼리의 genome을 분석한 결과 약 1,000개의 염기서열마다 한개씩 염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러한 단일염기 다형성 현상을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라고 한다.

 

이 SNP를 칩으로 만들어 둔다면 각 개인마다 효과가 탁월하고 부작용이 없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소위 말하는 맞춤형 의학이다. 이렇게 미래사회에서는 IT 기술과 접목한 의료서비스들이 더 다양하게 생겨날 것이고 그에 따라 인간의 수명과 삶의 질도 개선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

 

(참고자료)

“미래사회와. 보건의료기술”. 한양대학교. 김창경,

한국토지공사 국토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 안재성

“미래사회의 Care Work 전망. 분석” 김지희(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

“SNP Chip의 연구개발 동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동향과 정보, 김동석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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