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원당역이나 행신역에 내려서 걸을 수 있는 길이 고양누리길의 4코스인 행주누리길이다. 플코스인 12Km, 3시간 30여분 정도를 걸으려면 원당역에서 하차를 하고 그 반 정도를 걸으려면 행신역에서 내리면 된다.
고양누리길은 600년 고양시의 역사와 문화 숲과 도시 농촌의 모습과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힐링 누리길로 아래와 같이 총 8개코스로 조성되어있다.
① 북한산누리길 - 북한산 둘레길 중 내시묘역길에서 충의길로 이어지는 5.48km ▷2시간 40분코스
② 고양한북누리길 - 삼송역에서 시작하여 북한산 입구까지 한북정맥의 일부구간으로 6.5km ▷2시간 10분코스
③ 서삼릉 누리길 - 원당역에서 출발하여 삼송역 인근까지 서삼릉과 행주기씨 제실 등 역사체험학습구간으로 8.28 km ▷2시간 15분
④ 행주 누리길 - 원당역에서 행주산성까지 행주산성과 고양시의 가장 오래된 다린 강매석교 등을 만날 수 있다 11.9km ▷3시간 20분
⑤ 행주산성 역사누리길 - 시정연수원에서 출발하여 한강 철책선 오솔길을 따라 행주산성에 오르는 3.7km ▷1시간 30분
⑥ 고봉 누리길 - 안곡초교에서 상감천 마을까지 나즈막한 고봉산과 황룡산을 넘는 6.72km ▷2시간 30분
⑦ 송강 누리길 - 테마동물원 쥬쥬에서 출발하여 필리핀 참전비까지 공릉천을 따라 걷는 6.6km ▷1시간 40분
⑧ 고양동 누리길 - 필리핀 참전비에서 선유랑체험마을 안장고개까지 예쁜 숲길이 이어지는 7.1km ▷2시간 40분
오늘은 이 중 4코스인 행주누리길을 살살 걸어본다. 행주누리길은 숲길과 물길, 도시와 농촌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성라공원 숲을 지나 성사천 물길을 따라가면 임진왜란의 3대 첩지인 행주산성과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강매석교 등 다양한 명소들이 걷기의 여정을 풍성하게 한다. 11.9km에 이르는 긴 길이지만 짧게 행주역에서 행주산성까지만 걷는다.
그래도 이 길의 하이라이트인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다린인 강매석교, 역사의 길인 행주산성 그리고 봉대산 등이 있어 아쉽지 않은 걸음이 된다. 경의선 전철을 타고 들머리로 잡은 행신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0.8km 지점에서 강매교를 건너 봉대산으로 올라간다.
강매교를 건너 봉대산 입구에 이르면 정상까지는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700여 미터정도이고 경사도도 완만해서 올라가는 게 그리 힘들지 않다. 추운 겨울에는 살살 몸풀기에 좋을 정도이고 약간의 땀이 추위도 식혀줘 금상첨화이다.
봉대산은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 있는 해발이리고 하기에는 좀 민망한 높이인 96m의 야트막한 야산이지만 그래도 정상에 올라서면 앞이 탁트여 조망이 좋다. 북한산과 노고산을 비롯해서 한강줄기는 물론 개화산, 덕양산 행주산성과 김포공항까지 다 보인다. 예전에는 해포봉수라는 봉수.봉화대가 있어 일산의 고봉산, 고양의 북한산, 서울의 모악산과 관악산, 행주의 덕양산, 인천 계양산 등에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곳이라 한다.
봉대산 정상 정자에서 간단히 목을 축인 후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강매석교를 향해 걷는다. 창릉천을 가로지르며 놓인 강매석교는 고양시의 역사를 보여준다. 본래 예전에는 나무 다리였지만 노후로 통행에 위험을 주고 해서 지난 1920년대에 석교로 새로 구축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옛날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이 다리를 건너 서울까지 여러 가지 물건들을 내다 팔았다고 한다. 창릉천의 물은 줄었지만 다리는 여전히 남아 옛사람들의 삶을 전하고 있다.
강매석교에서 행주누리길과 행주산성누리길이 교차하는 지점까지는 창릉천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이 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과하고 지나치지만 한 번 들러봐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서호산인 신효 묘(西湖散人 申曉 墓)와 부인 남양 홍씨의 단봉(單封)이다. 그리고 그 앞쪽의 아들 신자희 묘(申自熙 墓)와 부인 강릉 김씨의 쌍봉(雙封)이다. 역사의 얼이 숨쉬는 듯 느껴지지만 별 다른 안내판이 없어 묘만 둘러보고 지나간다.
강매석교에 도착했지만 물은 거의 없다. 이 다리는 강매동 강고산 마을 창릉천 위에 있다. 본래 이 석교는 고양의 일산, 지도, 송포 지역 등 한강연안의 서부 지역 사람들이 서울을 오가던 교통로로 이용된 곳이다. 이 다리를 이용해 각종 농사물, 땔감, 갈당 등을 현천동, 수색, 모래내를 거쳐 서울 염촌교에 내다 팔았던 것이다.
현재 다리의 구조는 네모진 돌기둥 18개로 교각을 만들고 그 위에 교판석을 깐 모양이다. 또 교각과 교각사이에는 6개의 교판석이 2열로 놓여져 있다. 다리의 전체적인 모양은 길게 북-남쪽으로 이어져 약간의 곡선을 이루며 매우 견고하고 세밀하게 구축되어 있다. 또 각부재에 사용된 석재는 크고 장대하며 여러 각도를 이용하여 매우 안정된 느낌을 주고 있다. 총길이 14.08m 중 남쪽 끝 3m정도는 시멘트로 보수한 상태이나 나머지 부분은 아직도 견고하다.
다리에 관한 기록은 1755년 영조 연간에 발간된 이석희 편 ‘고양군지’에 보이는데 당시에는 해포교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보이는 해포교는 오늘날의 석교가 아닌 목교였다. 석교 중간부분에는 ‘강매리교 경신신조’라 음각된 다리 건립 년대 기록이 있는데 이를 통해 볼때 1920년데 새로 다리를 신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다리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리옆에 오석으로 만든 비석에 기록하였으나 6.25당시에 총격으로 일부 훼손된 후 현재는 도로에 묻혀 그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 강매리 석교는 축조년대에 있어 과히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조선조 전통적인 교량축조 방법의 맥을 잇고 있으며 현존하는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는 의미에서 그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한다.
멀리 백운봉, 만경봉, 인수봉 등 조망이 좋다.
강매교를 지나 덕양산을 바라보며 조금 걷다 보면 안산을 만나게 된다. 안산(雁山)은 퓨전한정식 전문음식점인 목향은 그 뒤로 펼쳐진 곳으로 넓은 잔디 언덕과 오랫동안 목향을 지켜온 소나무가 인상적인 곳이다. 안산(雁山)은 고려말 태조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할 때 삼송리 숯돌고개에 이르렀는데 기러기 한 마리가 용포에 변을 보고 날아가는 것을 활로 쏘아 떨어뜨렸는데 그 기러기가 떨어진 곳이 목향의 뒷산인 작은 동산이었다. 그래서 이 작은 동산을 기러기 안(雁)자를 써서 안산(雁山)이라 칭하였다고 한다.
안산을 편하게 둘러보고 오늘의 마지막 날머리인 행주산성(幸州山城)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창릉보와 방화대교를 보며 다음 길을 기대한다. 덕양산을 약간 올라 드디어 역사의 아픔이 서린 행주산성에 오른다. 이미 역사책에서 배웠던 임진왜란 때 권율장군이 지휘하는 조선군과 백성들이 일본군과 싸워 크게 이긴 행주대첩(幸州大捷)으로 유명한 곳이다.
행주대첩은 진주대첩, 한산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大捷)으로 불리고 진주대첩, 연안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육전 3대첩, 살수대첩, 구주대첩, 한산대첩과 함께 한민족 4대첩의 하나로 불린다. 권율장군이 임진왜란때 일본군과 싸울 때 아낙네들이 치마에 돌을 주워 날랐다 해서 행주치마의 유래가 된 곳이다. 사적 제 56호인 행주산성은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의 해발 124.8m의 덕양산 정상을 중심으로 하여 해발 70~100m에 이르는 능선을 따라 축조되어 있는 포곡식의 토축산성으로 전체 둘레는 1km 정도이다.
유적의 남쪽은 한강에 연하여 있고,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유적을 돌아 한강으로 유입되고 있어 자연적인 해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산성의 동남쪽과 남쪽 일대는 자연경사가 매우 급하여 자연적인 요새로서의 지형을 갖추고 있다. 산성은 강안의 돌출된 산봉우리를 택하여 산 정상부를 에워싼 소규모의 내성과 북쪽으로 전개된 작은 골짜기를 에워싼 외성의 이중구조를 하고 있다.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으나 강안의 험한 절벽을 이용하고, 동북서로 전개된 넓은 평야를 포옹하고 있는 것은 삼국시대 초기의 산성형식과 부합된다. 특히 이 산성은 선조 16년(1593) 권율의 전적지로서 임진왜란 3대첩중 하나인 행주대첩으로 유명하다. 행주산성은 나중에 이곳만 둘러보아도 좋은 역사의 산물이 곳곳에 숨어 있기도 하다. 충장사, 전사청, 대첩기념관, 충의정(영상교육관), 행주대첩비, 권율장군동상, 행주대첩기념탑, 훈정(궁도장), 덕양정, 강정 등 별도로 시간을 내서 한 시간 정도 관람하면 좋다. ◆